오글거리는 대사, 과한 행동.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속 그려지는 정일우와 안재현의 캐릭터가 그렇다. 그런데 또 묘하게 매력적이다.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한 남자와 살갑지만 알고보면 곁을 내어주지 않는 남자. 안방 '여심'을 제대로 흔들고 있다.
26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에서는 은하원(박소담 분)을 두고 경쟁하는 강지운(정일우 분) 강현민(안재현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강지운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박혜지(손나은 분)이 현민과 하원의 사이를 견디기 힘들어 하자 하원을 꼬시기로 마음 먹었다.
눈치빠른 하원은 이를 알고 "나를 너네 사랑이야기에 개입시키지 말라"며 경고했지만, 지운은 끝까지 도발하며 "내 마음은 진심이다"고 밀어부쳤다. 특히 두 사람이 마주한 샤워신에서 벌이던 긴장감은 '여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강지운 역의 정일우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유감없이 과시했기 때문이다.
또 시종일관 차갑게 굴던 지운은 하원이 "속이 좋지 않다"고 하자 직접 손을 따주는 등 의외의 다정함을 보였고 처음 하원에게 날을 세우던 그와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점점 내보였다.
현민은 지운과는 또 달랐다. 하원의 생일인줄 알고 착각해 생일파티를 준비한 형제들. 그 가운데 현민은 샘플용 스킨로션을 바르는 하원을 눈여겨 보다가 기초화장품 세트를 몰래 선물하는 센스를 보였다. 또 자신의 어머니가 하원을 백화점에 데려가 몸종처럼 굴게 만들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현민은 하원이 있는 장소로 달려가 그를 끌고 나오는 박력을 보이기도 했다.
시종일관 달콤했던 현민이지만, 이날 하원에게 "네가 뭐라고. 주제넘는 짓 하지말아라"며 소리지르며 자신을 둘러싼 컴플렉스에서 하원의 개입을 철저히 배제시키며 거리감을 두기도 했다.
서로 다른 매력의 두 남자. 물과 기름 같은 지운과 현민 중 누가 하원과 이루어질지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지운 역의 정일우와 현민 역의 안재현은 배우 본인의 개성을 녹여낸 연기로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2년만에 국내 드라마로 복귀한 정일우는 초반 우려어린 시선을 저만의 강지운을 구축하며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안재현 또한 마찬가지. 매번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그였지만, 자신과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현민을 만나 능청스러운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얼굴도 되고 연기력도 겸비한 두 명의 차세대 유망주 스타가 꾸준히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매력을 뽐낼 수 있을까. 두 사람의 매력이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의 승패를 좌우하지 않을까. 초반을 달리고 있는 드라마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sjy0401@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