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우리 새끼’가 반전의 1위를 써냈다. 비교적 조용한 시작과 달리, 금요 예능 격전지에서 당당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것.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타들의 리얼한 24시간이 제대로 먹힌 모양새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는 7월 파일럿 당시 좋은 반응을 얻어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으로, 엄마가 화자가 돼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순간을 기록한다는 것이 기획의도다.
이렇듯 ‘다시 쓰는 육아일기’라는 독특한 포맷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신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박수홍의 반전 매력부터 김건모 모친의 거침없는 돌직구까지,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스타들의 모자 관계가 보는 이들을 절로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는 곧 시청률로도 이어졌다. 지난 방송분은 6.7%(전국,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뜨거운 반응은 ‘미운 우리 새끼’를 연출한 곽승영 PD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 곽PD는 “내용상으로 보시면 분명히 재밌을 텐데 홍보가 잘 안 됐는데 첫 방송 사실을 많이 모르셔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심지어 허지웅 씨 SNS에 ‘미운 우리 새끼’ 다시 하는 거냐고 물어보는 댓글도 있더라. 또 다른 프로그램보다 10~20분 늦게 시작하기도 하고, 워낙 금요일이 격전이라 걱정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뜨거운 반응을 낳은 박수홍의 반전 매력에 대해서는 “아직 10분의 1도 안 나온 것이다”라며 “원래 젠틀한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엄마 뒷목 잡게 하는 아들이라는 점이 좋은 반응을 낳은 것 같다. 우리 방송이 스타들에게 상황을 주고 하는 게 아니라 리얼인데 워낙 자연스러우니까 스타들이 평소처럼 편한 행동을 하려고 하다가 카메라를 뒤늦게 발견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음 방송에 박수홍 씨가 클럽에 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때도 다른 면들을 보시게 될 거다. 나이트 세대들이 어떻게 노는 지 알 수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사실 스타들의 일상 공개는 다수의 관찰 예능을 통해 자주 사용된 소재지만, 그들의 엄마가 화자가 되어 이를 지켜보는 것은 매우 독특한 포맷이라는 평을 얻었다. 그렇다면 이렇듯 ‘다시 쓰는 육아일기’라는 콘셉트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곽PD는 “원래 기획이 계속해서 변형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 처음에는 요즘 예능도 다큐로 가야 된다고 하는 것처럼 ‘연예인들의 24시간을 보여주자’부터 시작했다. 왜냐면 아무래도 제작진은 연예인들을 사석에서 자주 보는데, 시청자들은 그렇지 못한다.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 분들이 (김)건모 형이 아이패드 두 개 켜놓고 게임하는 게 신기하다고 하시던데 나는 워낙 사석에서 많이 봐서 신기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렇게 제작진으로서 놓치고 있는 재밌는 장면들이 많다는 걸 깨닫고 방송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본적인 일상이라 신기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이걸 어머니의 관점으로 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왜냐면 어머니들이 말씀하시는 게 똑같고, 아들 걱정을 똑같이 하시더라. 스타들의 훨씬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면 가족의 눈을 거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제 막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미운 우리 새끼’의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곽PD는 “앞으로도 연기자들의 가식 없는 순수한 생활인,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이 계속 나오고, 어머님들의 입담도 더욱 좋아진다. 스타들의 모든 게 새로워 보이고 재밌어 보일 것 같다”라며 “예를 들어, 아들이 손톱을 아무데나 깎는 모습을 보고 어머님이 ‘아이고. 저거 아무데나 깎네’라고 잔소리를 하시는데, 이건 MC들도 캐치하기 어려운 사소한 행동이지 않냐. 어머니들만이 가능한 생활 속 잔소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