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크리스 노먼도 들썩이게 만든 무대의 연속이었다. 'R&B 대부' 김조한은 첫 출연에, 최종 우승까지 거머쥐는 저력을 발휘했다.
2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은 전설적인 영국의 록밴드 스모키의 보컬 크리스 노먼 편으로 꾸며졌다. 참가 가수는 부활X김도균, 이세준, 김조한, 샘김, 박기영, 에일리.
오프닝은 전설 크리스 노먼이 직접 장식했다. 그는 'Lay Back In The Arms Of Someone'을 열창해 모두의 이목을 집중케 만들었다. 노래가 끝나자 객석은 물론 대기실 가수들 전원의 기립박수가 터져 감동을 표했다.
이날의 첫 무대는 유리상자 이세준. 최근 결혼 7년만에 득남했다는 그는 눈의 실핏줄이 터져 부득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왔다 말하며, '우승을 위해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MC 문휘준의 농담에는 "가족이 한 명 더 생겼으니"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세준은 'Mexican Girl'로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무대를 꾸몄다. 부드러움과 강렬함이 공존했던 무대.
다음은 '섹시 디바' 에일리. 어릴적 팝송으로 가수의 꿈을 꿔왔다는 에일리는 'Stumblin' In'이라는 곡을 선택, 크리스 노먼이 수지 콰트로와 함께 불렀던 듀엣곡을 홀로 완벽하게 소화함은 물론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로 좌중을 압도했다. 샘김은 "비욘세 느낌"이라 감탄했다. 크리스 노먼 역시 "타고난 가수"라고 극찬했다. 이세준 vs 에일리의 대결은 386점으로 에일리의 첫 승.
세 번째는 샘김. 문희준은 "유학파, 남녀의 대결"이라는 말로 경연 결과에 흥미를 드러냈다. '18세 음악천재' 샘김은 기타를 들고 나와 연주하며 'I'll Meet You At Midnight'을 열창했다. 언제나 들어도 감미로운 목소리에 풋풋한 감성이 더해지며, 스모키의 무대를 재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부활은 "달빛을 가르는 기타소리", "스팅의 무대를 연상케했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명곡판정단은 에일리의 손을 들어주며, 에일리는 2승을 이어갔다.
다음 무대는 부활X김도균. 녹화당시 건강 문제로 입원한 김태원의 빈자리를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기꺼이 대신하며 록밴드의 의리를 보여준 것. 1976년 스모키곡 'What Can I Do'를 택한 이들은 특유의 샤우팅과 수준급 연주 실력이 어우러지며 완성도를 높였다. 대기실에 있던 김조한은 에일리를 영화 '터미네이터'에, 부활X김도균을 '매드맥스'에 비유해 맞대결에 흥미를 내비쳤다. 무려 409점을 획득한 부활X김도균은 에일리를 제치고 1승을 올렸다.
다섯번째 무대는 'R&B의 대부' 김조한이었다. '불후의 명곡' 첫 출연이기도 한 그는 'Living Next Door To Alice'를 선곡해 소울 넘치는 보이스, 특유의 그루브, 완벽한 라이브로 청충의 마음을 훔쳤다. 슬픈 발라드부터 가스펠까지 장르가 수시로 점프하는 듯한 변화무쌍한 무대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애드리브에 전설인 크리스 노먼도 흡족한듯 웃었다. 424점, 믿기 힘든 고득점으로 김조한은 부활X김도균을 넘어섰다. "여러 편곡을 보았지만, 이런 편곡은 처음봤다"는 극찬도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는 '고음의 절대지존' 박기영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유럽 전역에서 히트했던 스모키의 첫 히트곡 'If You Think You Know How To Love Me'는 박기영을 통해 재해석됐다. 청아한 음색으로 시작, 놀라운 고음으로 마무리된 무대는, 그야말로 '불후'에서만 볼 수 있는 고품격 스테이지였다. 하지만 결국 김조한의 벽은 넘지 못했다.
첫출연에 전설에게 극찬까지 받은 김조한의 우승이었다. / gato@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