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부터 강렬했다.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로 한 차례 커플 호흡을 맞춰서일까.
두 번째로 커플 호흡을 맞추는 SBS 새 주말 드라마 '우리 갑순이'(연출 부성철, 극본 문영남) 속 김소은 송재림의 연기호흡은 남다른 흡인력을 자랑했다.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호연이 주말극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사람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27일 오후 SBS 새 주말 드라마 '우리 갑순이' 1회가 안방 시청자를 찾았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리드미컬한 전개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모든 연령이 공감 가능한 소재도 한몫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신갑순(김소은 분)과 허갑돌(송재림 분)이다. 신갑순은 학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남자친구 내조에 '올인'하는 인물로 꽃다운 나이지만, 퍽퍽한 현실에 아줌마 같은 괄괄한 성격의 소유자다.
허갑돌은 철없는 만년 고시생이다. 갑순과 마찬가지로 흙수저 청춘이지만, 홀어머니에 철없는 싱글맘 누나까지 고시 패스 전부터 짊어져야 하는 짐은 많다.
갑순 갑돌은 두 사람은 오래된 연인이다. 남녀 모두 흙수저인 탓에 커플링은 문구점에서 산 유치한 플라스틱 반지가 전부. 데이트 코스는 언제나 저렴한 분식집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는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현실의 무게와 로맨틱이 사라진 연애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두 사람은 이별을 결심한다. 이별의 방식 또한 서로 선물했던 구질구질한 물건을 다시 돌려주는 지질한 방식이지만, 이조차 10년이란 오랜 시간 탓에 녹록지 않았고 격렬한 키스와 하룻밤으로 두 사람은 다시 재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래된 커플의 로맨스는 오래가지 못했다. 철없는 갑돌이 '썸녀'와 함께 있는 장면을 갑순이 목격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돌은 갑순에게 독설까지 쏟아내며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했다.
김소은 송재림은 첫 방송부터 가진 것 없는 청춘의 사랑과 이별, 현실적인 고민 등을 실감 나게 녹여냈다. 과장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두 사람의 연기력은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한 것. 특히 커플로 호흡하는 이들의 자연스러움은 시청자를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였다.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호흡했던 김소은과 송재림은 이후 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다져왔다. 김소은은 '라이어 게임' '밤을 걷는 선비' '도전에 반하다'를 통해 여배우로서 성장을 거듭했고 송재림 또한 '착하지 않은 여자들' '굿바이 미스터 블랙'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예능 커플이 아닌 드라마 속 커플로,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소은 송재림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우리 갑순이'에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되는 이유다. /sjy0401@osen.co.kr
[사진] SBS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