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하나 버릴 배우가 없었다. 5명의 주인공 모두 완벽했다.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한예리는 물론 아이돌에서 배우로 확실히 발돋움한 한승연과 류화영 그리고 새로운 발견이라고 불릴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펼친 박은빈과 박혜수까지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 할 것으로 보인다.
# 박은빈, 모쏠이면 어때 이렇게 매력적인데
송지원은 ‘청춘시대’에서 가장 호감인 캐릭터다. 성격, 머리 좋고 음주가무와 음담패설도 능수능란하다.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알고보면 깊은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 소심하고 어두운 은재(박혜수 분)를 데리고 다니면서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지원의 모습은 누구나 반하게 할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망가지고 발랄한 송지원을 연기하는 박은빈의 변신이 놀랍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늘 고고하고 아름다운 역할만 맡던 박은빈은 ‘청춘시대’를 통해 확실한 한방을 보여줬다.
# 한예리, 짠내 풀풀 윤선배
손톱으로 이렇게 울릴 수 있을지 몰랐다. 진명의 빠진 손톱이 구르고 굴러서 보는 사람의 감정까지 힘들게 만들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진명이 박재완(윤박 분)과 만나면서 설레는 감정을 느꼈지만 무거운 현실은 진명을 놓아주지 않았다. 펑펑 우는 진명의 모습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배우 한예리가 진명을 연기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벨에포크’의 중심이자 드라마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한예리의 연기력은 이미 ‘코리아’, ‘해무’, ‘최악의 하루’를 통해 검증이 끝났다. 시대극이었던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청춘시대’에서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역시 한예리임을 입증했다.
# 박혜수, 웃어서 다행이야
은재가 웃어서 다행이다. 소심하고 어둡고 비밀을 품고 있는 은재가 하우스 메이트들로 인해 밝아졌다. 은재는 커터칼을 든 고두영(지일주 분)과 맞서는 장면에서도 파워풀한 감정을 드러내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박혜수는 ‘K팝 스타’가 발굴해낸 스타다. ‘K팝스타’이후 ‘용팔이’에서 주원의 여동생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는 이영애의 아역을 맡기도 했다. 차근차근 배우로서 역량을 쌓아오던 박혜수의 연기는 ‘청춘시대’에서 빛을 발했다. 엄청난 비밀을 품은 소녀의 불안한 감정과 절망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 한승연, 한 발짝 나아진 연기력
아직 배우 한승연 보다는 카라의 한승연이 더 익숙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청춘시대’에서 만큼은 완벽하게 여대생 정예은으로 변신했다. 엄청난 사건을 겪고 나서 후유증까지 완벽하게 묘사하며 한층 더 발전된 연기력을 보여줬다.
한승연은 카라 해체 이후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청춘시대’에서도 결코 거슬리거나 논란이 되는 부분 없이 무사히 작품을 마쳤다. 한승연은 충분히 배우와 가수를 넘나드는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줬다.
# 류화영, 다른 누구도 아닌 배우
완벽하게 배우의 옷을 입었다. 강이나는 류화영의 예쁜 미모에 어울리는 역할이지만 미모에만 기대는 역할은 아니다. 창녀 소리를 들으면서도 강단 있게 대처하고 속 시원하게 지를 땐 지른다.
류화영에게 있어 이나는 인생캐릭터일 수 있다. 과거에 발목 잡힐 것이냐 과거를 딛고 나아갈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류화영은 ‘청춘시대’를 만나 한 걸음 도약했다. 류화영이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이 더욱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청춘시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