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 2010년 11월 5일 첫 방송전파를 탔던 MBC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은 원조라 일컬어지는 m-net의 “슈퍼스타 K”와 후발주자였던 SBS “K팝스타”의 틈바구니에 끼어 2013년 3월 세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린바 있다.
케이블TV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선두주자로써 자리매김을 했던 “슈퍼스타K”. 대한민국 대표 가요기획사들의 소속가수가 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가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K팝스타”와 견주어 봐도 차별화된 점이 없었던 “위대한 탄생”은 씁쓸한 퇴장을 하게 되었다.
물론 백청강을 우승자로 탄생시킨 첫 번째 시즌은 공중파 TV만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며 허각을 대국민 슈퍼스타로 등극시킨 “슈퍼스타K-2”를 최고 시청률 면에서 앞서기도 했다. 10~30대 젊은 층보다 그 이상 세대들이 주로 시청을 했던 “위대한 탄생”은 화제성 면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게다가 2011년 12월 초에 시작된 “K팝스타”의 파격적 행보와 거침없는 질주도 “위대한 탄생”에 커다란 위협이 되었다.
무엇보다 세 개 프로그램의 경쟁구도가 심화됐던 2010년 이후 3년간 “슈퍼스타K”에서는 허각•존박•울랄라세션•버스커버스커•김예림•로이킴•딕펑스•정준영 등이 가요계 정식으로 데뷔해 맹활약을 펼쳤고, “K팝스타”에서는 박지민•이하이•백아연•악동뮤지션이 대형기획사에서 음원과 앨범을 내며 스타로 발돋움을 했다.
반면 “위대한 탄생”은 가요계와 대중이 인정할만한 인기 가수를 제대로 탄생시키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로 인해 3년 만에 사라진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남게 된 것이다.
실패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기억되고 있는 “위대한 탄생”,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폐지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뒤늦게나마 “위대한 탄생” 출신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두 사람이 있다. 바로 두 번째 시즌 Top 5에 올랐던 에릭남, 3회 우승자인 한동근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에릭남은 가장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가수보다는 연예정보프로그램 리포터 및 각종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활약하면서 존재감을 높였고, 특히 TV 예능프로그램에서 꾸밈없고 다정다감한 모습을 선보이면서 ‘국민 남친’으로 등극했다.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녹여줘’•’봄인가봐’•’Good For You’•’못참겠어’ 같은 발표곡들이 연달아 히트 행진을 기록하며 “위대한 탄생” 출신으로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 음악차트 화제의 중심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를 노래한 한동근이 아닐까 싶다. 2014년 9월 30일에 발표됐던 노래가 거의 2년여 만에 실시간 및 일간 순위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차트 역주행을 일으키며 이변의 주인공이 된 한동근.
그는 뜻하지 않은 병마와 싸우며 오디션 우승을 차지했지만 친정 집과 다름없던 프로그램의 폐지 소식은 그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서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한동근에게 어렵사리 기회가 주어졌고 “복면가왕”과 “듀엣가요제” 그리고 “라디오스타”를 통해서 노래실력은 물론 숨겨져 있던 입담까지 과시하며 홀로 고군분투했던 선배 에릭남과 더불어 “위대한 탄생”출신 가수로서 대중에게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24일 ‘그대라는 사치’란 제목의 3번째 싱글을 공개하며 이 노래 역시 덩달아 인기상승곡선을 타며 한동근이 가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에릭남과 한동근이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안타까움마저 들게 했던 폐지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의 ‘늦깎이 스타들의 행보’가 뒤늦게나마 시작되었다. 앞으로 두 사람을 잇는 ‘제3의 위탄 출신’ 인기 음악인(연예인)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osenstar@osen.co.kr
[해리슨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