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돌아오길 참 잘했다. '칸의 여왕' 전도연이 TV 드라마에서 이름값을 확실히 증명했다. '굿와이프'는 배우들의 명연기로 인해 'TV의 영화화'라는 명예로운 수식어를 얻었는데, 단연 그 중심에는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하는 주인공 전도연의 탁월한 연기가 있었다.
지난 27일 종영한 tvN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에서는 '쇼윈도 부부'로 남게 되는 김혜경(전도연 분)과 이태준(유지태 분), 그리고 늘 그래왔듯 김혜경의 옆에 있는 서중원(윤계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굿와이프'는 그야말로 명배우들의 향연이었다. 출세에 대한 욕망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아내에게서는 애정을 구걸하는 '쓰랑꾼' 유지태부터 오랜 친구였던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소화한 윤계상, 솔직하고 대범한 캐릭터를 멋지게 보여준 '신인 배우' 나나 등이 그랬다.
더불어 누구보다 '굿와이프'를 '굿와이프' 답게 한 사람이 있다면 이는 단연, 주인공인 배우 전도연일 것이다. 전도연은 이 작품을 통해 무려 11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왔다. 반사전제작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영화 제작 환경과 완전히 다른 TV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시행착오나 부침없는 연기가 가능했던 것은 여왕의 능력이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영화에만 출연해왔던 배우들은 TV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거나, 부족하다거나 적응이 되기까지 연기에 대한 지적을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전도연은 처음부터 이질감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끌어냈다. 특히 이미 원작이 있고, 같은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있는 드라마라 배역 해석이 쉽지않았을텐데, 그는 원작과는 다른, 한국의 현실에 걸맞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더 설득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과연 '칸의 여왕'이었다.
전도연의 연기는 늘 상대와 시너지를 일으켰다. 유지태와 만날 때는 거짓과 욕망으로 가득 찬 남편에 대한 경멸과 책임감을 동시에 노출했고, 윤계상과 만날 때는 미묘한 연애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워맨스'를 보여준 나나와 붙을 때는 냉정하고 차분한 변호사로서의 면모가 돋보였다. 이처럼 시너지가 가득했던 배우들의 연기는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졌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벌써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시즌1은 미국 원작 시즌3 정도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줬다. 원작이 시즌7까지 방송이 됐기에 한국판 역시 새로운 시즌이 나올 여지는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들의 의사다. 특히 김혜경으로 출연했던 전도연이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부름에 응답할지가 관건이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시즌2'에 대한 바람과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배우들에게 시즌2 소환장을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 과연 소환장은 전도연의 시즌2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기대감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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