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작정하고 만들면 이 정도다. 아직 대본리딩, 촬영현장만 공개됐을 뿐인데 기대감이 상당하다. 메이킹영상 속 중간 중간 삽입된 실제 촬영 영상 때문이다. 유재석이 구슬땀을 흘린 추격전, 지드래곤이 아닌 권지용의 정극, ‘시그널’부터 ‘곡성’, ‘미생’이 모두 담겨 있는 초호화 카메오까지. 다음 주는 팝콘만 준비해서 텔레비전 앞에 앉으면 되겠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액션 블록버스터 무한상사의 준비기가 그려졌다.
멤버들은 제작진과의 개별 미팅, 대본 리딩, 촬영까지 실제 영화를 만드는 과정처럼 진지하게 임했다.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는 멤버들과 한 명 한 명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는 캐릭터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대본에 반영하기 위함. 개개인의 분량도 이때 조정됐다.
본격적으로 대본리딩이 시작됐다. 멤버들은 이렇게 두꺼운 대본을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아무래도 ‘무한도전’과 같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주로 출연 중인 바. 두꺼운 대본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그중 정극에 출연한 경험이 많은 정준하가 멤버들을 이끌었다. 지문이 많은 김은희 작가의 특성상 소설 같은 이야기가 펼쳐졌고, 멤버들은 연신 소름이 돋는다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촬영에 돌입하자 정극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을 모두 안고 있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물론 정극에 처음 도전하는 지드래곤도 말이다. 지드래곤은 드라마, 영화 제안이 여럿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던 바. ‘무한도전’을 통해 정극 데뷔를 하게 돼 이것만으로도 무한상사를 볼 의미가 생겼다.
여기에 멤버들마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특급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다. 김은희 작가와의 인연으로 흔쾌히 출연한 tvN 드라마 ‘시그널’의 배우 김혜수, 이제훈과 영화 ‘곡성’의 외지인으로 열연한 쿠니무라 준, ‘못친소’ 멤버이자 ‘미생’의 김희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다. 한 컷씩 공개된 실제 촬영분을 보면, 영화 그 자체의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다.
김태호 PD 역시 이번 무한상사에 대해 영화촬영 기법으로 진행이 되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고 자신했던 바. 실제 극장판 무한상사를 기대하게 했을 만큼의 완성도를 갖춘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국민예능다운 책임감으로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극장판은 논외인 상황. 그러면 어떠랴. 다음 주부터는 텔레비전 앞에 앉아 영화처럼 팝콘을 먹으며 시청할 일만 남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