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멜로를 비롯해 로맨틱 코미디까지 대부분의 로맨스 주인공은 20~30세대다. 하지만 사랑을 젊은이들만 하라는 법은 없다. 사랑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유치원생부터 노인까지도 사랑을 할 수 있다.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중년 남녀가 보란 듯이 사랑하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주말극 ‘끝에서 두 번째 사랑’(극본 최윤정, 연출 최영훈·이하 끝사랑)에서 고상식(지진희 분)과 강민주(김희애 분)가 썸을 타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밀고 당기기가 아닌 돌직구 표현법으로 설렘을 안겼다.
이날 상식은 넘어져서 무릎이 다친 민주의 상처를 치료하며 든든한 힘이 돼줬다. 그런 그의 따뜻함에 민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40대 후반에 접어든 드라마 CP 민주는 일에 있어서도 여전히 열정적이었다. 다시 한 번 대박 드라마를 터뜨리겠다는 일념으로 드라마 본부 1팀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나 타사의 성공 때문에 안심할 수 없었던 것.
상식은 자신과 같은 고민을 겪는 민주에게 “우리 나잇대는 다 그렇다” “너무 열정적으로 하지 말고 쉬엄쉬엄 하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볼수록 매력 있는 그에게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민주는 상식에게 “나 좋아하냐”고 물으며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중년은 무언가 새롭게 도전하기보다 안정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나이다. 솔직히 이때는 새로운 사랑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성취감보다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이 시기에 폭풍 같은 인연이 나타났으니 두 사람이 설렘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것이 바로 중년의 사랑을 다룬 작품들의 기본 콘셉트가 아닐까.
먹고 살기 바쁜 세상이라 중년의 사랑을 불륜으로 취급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사랑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사랑 없이도 살 수는 있겠지만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새 사랑을 찾아 충만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끝에서두 번째 사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