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꽃할배가 아니라 죽음을 불사하는 할배파탈이다. 새 영화 '그랜드파더' 주연으로 스크린에 컴백하는 박근형이 그 주인공이다.
'그랜드 파더'는 베트남 참전용사라는 영광을 뒤로 한 채 슬픔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던 한 노장이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을 맞닥뜨리면서 시작된다. 유일한 혈육인 손녀를 위해 아들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 진실에 맞서는 이야기가 스크린을 핏빛으로 적신다. 시사회 후 ‘박근형의 액션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내공과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호평이 쏟아지면서 대배우의 컴백에 영화팬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나영석 PD의 '꽃할배'로 다시 한번 여심을 자극했던 박근형은 이 영화로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경쟁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이서 감독은 "'그랜드 파더'를 찍으면서 배우 박근형의 연기 거장다운 면모를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직접 쓴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박근형이 제작진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이번 작품을 대형버스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 감독은 “덕분에 대역 없이 버스 이동 장면을 찍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 버스를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스탠바이를 하거나 NG가 났을 때도 선생님께서 전부 다 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을 말했다.
그는 또 “촬영 첫날, 박근형 선생님의 첫 씬이 노화되어 퍼진 고물버스와 이별하는 장면이었다. 선생님께서 버스 앞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찍는데, 갑자기 술을 버스에 던지셨다. 시나리오에 없던 장면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시나리오보다 더욱 풍부한 ‘기광’의 캐릭터를 만들어주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첫 촬영일을 기억했다.
그뿐일까. “(영화 첫 장면에서 박근형이)술에 취해 술주정하는 장면이었다. 촬영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갑자기 숲으로 들어가시더니 누워서 구르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모두 깜짝 놀라서 왜 그러시냐고 뛰어갔더니, 의상이 새 거라서 술 취한 사람의 옷 같지 않아 옷을 더럽히고 몸에도 흙을 묻히기 위해서라고 하셨다”는 비화를 밝혔다.
'로맨틱 꽃할배'에서 참전 베테랑 할배파탈로 돌아온 박근형이 어떤 흥행 결과를 낼지에 충무로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