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이 본격적인 전개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번 주 방송되는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3, 4회분에서는 각 캐릭터의 소개와 연결 관계, 극의 배경 설명이 진행된 지난 1, 2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궁중 로맨스와 정치적 갈등이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이영(박보검)이 자신의 신분을 홍라온(김유정)에게 밝힐 것인가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다. 동생 명은공주(정혜성)에게 연서를 보낸 정도령(안세하)을 만나기 위해 궐 밖으로 나갔다가, 라온을 만난 이영. 그는 자신을 흙구덩이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악을 쓰게 만들었던 라온과 궐 안에서 다시 재회했다.
그런데 지난 2회분에서 정도령의 연서를 대필한 죄로 라온이 명은 공주에게 끌려가자, 영은 별감 옷이 아닌 곤룡포를 입고 나타났고, 라온에게 벌을 주려는 명은 공주에게 “멈추어라”라는 명을 내렸다. 그렇다면 영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일촉즉발 위기에 빠진 라온을 구해내려는 걸까.
라온이 남자인 줄 아는 영과 그를 세자가 아닌 별감으로 알고 있는 라온,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게 서로의 신분을 속였기 때문이다. 궐 밖에서부터 쌓은 악연으로 영은 라온을 ‘멍멍이’라 불렀고, 라온은 영의 신분을 모르는 탓에 세자가 ‘똥궁전’, ‘반인반수’, ‘미친개’ 등으로 불린다는 등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 천진난만함으로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어디도 기댈 곳 없는 외롭고 척박한 궁 생활에 마음을 닫은 영에게 라온은 마치 그의 마음을 읽은 듯 “마음이 부자인 사람한테 정을 조금만 나눠 받으면 금방 행복해질텐데, 한사코 아닌 척 멀쩡한 척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선 팔도에서 마음이 제일로 부자인 홍삼놈이 드리는 정입니다”라는 따스한 위로를 건넸고, 영은 그녀의 매력에 진솔한 웃음으로 답하며 두 사람의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를 불어넣었다. /parkjy@osen.co.kr
[사진]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KBS 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