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계상이 10년이 훌쩍 넘은 연기 경력을 되돌아보며 아이돌 출신 배우들에게 살가운 조언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겸손했고 또 거듭 연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윤계상이기에 이 조언이 더욱 진실되게 느껴졌다.
윤계상은 큰 관심과 사랑 속에 최근 종영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로펌 대표인 서중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11년만에 안방 극장에 컴백한 전도연과 함께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여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그룹 god 멤버로 큰 인기를 누렸던 윤계상은 2004년부터 연기자로 전향,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 로코부터 액션 느와르까지, 장르 가리지 않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온지도 벌써 12년이 됐는데, 윤계상은 여전히 연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모든 촬영이 끝난 다음 날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가진 연기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꺼내놨다. 그는 "연기는 하면 할수록 능숙해지지만 여전히 어렵다. 자신을 계속 깨야 하는 것 같다. 디테일을 살려도 어렵고, 그 캐릭터가 잘 안 보이는 역할을 맡으면 죽을 힘을 다해 연기를 해도 안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다. 저는 아직도 배우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와 잘 맞는 역할을 만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배우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무조건 해야 한다. 똑같은 연기만 반복적으로 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라고 자신의 연기적인 소신을 밝혔다. 특히 이번에 연기한 서중원은 힘을 빼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힘을 줘야 하는 것인지 거듭 고민을 하게 할 정도로 어려운 캐릭터였다고. 그럼에도 윤계상은 이 역할을 하면서 힘을 빼는 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배웠고 얻은 것이 분명 많다며 기뻐했다.
"이 드라마를 정말 사랑한다. 이런 연출의 작품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자부심이 있다. 만약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가 100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50점 밖에 안 한 것 같다. 이 역할은 현란하게 연기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 이렇게 품위있고 젠틀한 역할을 맡아보겠나. 또한 연기를 떠나서 이 배우 조합, 이 작품에 일조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
또한 전도연, 유지태와 같이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한 것에 대해 "연기는 혼자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선구자가 있고, 계승을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 혼자 해서는 어느 지점까지 올라가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잘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본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정말 많이 배우고 많이 늘었다. 나나 또한 마찬가지였을거다. 저는 그 친구가 나중에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에 많이 투덜거렸고 남 핑계도 대곤 했다. 그런데 또래 배우들을 만나고 연기하는 선배들, 후배들과 인맥을 넓혀나가다 보니 가수 출신이라서 힘든 건 아니더라. 그들도 신인 때 느꼈을 것들이었다. 다 힘들고 어차피 똑같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라고 가수 출신이기 때문에 더 힘든 건 아님을 강조했다.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악플도 많이 달리고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지금의 아이돌도 오디션을 보면서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지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는 건 더 열심히 하고 잘하는 것 밖에 없다. 핑계 댈 필요없이 열심히 하면 된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같이 울었다는 칭찬을 해줄 때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윤계상은 앞으로 태생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