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은 홍종현의 인생작이 될 수 있을까.
홍종현은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에서 3번째 황자 '왕요' 역을 맡아 지난 29일 연속방영된 1~2회에서 여러 황자들과 함께 등장했다. 극 초반에 등장인물이 워낙 많다보니 출연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음에도, 그 존재감은 압도적.
등장부터 '딱 봐도 악역', 머지않아 4번째 황자 '왕소'(이준기)와 핏빛 칼부림을 펼칠 인물로 보여지는 그는 냉소적인 말투와 절제된 동작으로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평소 갖고 있던 꽃미남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고, 섹시한 악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대사톤은 물론 아이라인까지 그려넣으며, 부단한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는 성공적.
앞서 '달의 연인' 제작발표회에서 김규태 감독은 홍종현에 대해 '여러 황자들 중 가장 큰 수확'이라는 말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당부했던 터.
당시 김 감독은 "기존에 보여줬던 꽃미남 이미지와 다른 강인한 남자의 모습, 강렬한 에너지를 표출한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종현씨의 클로즈업을 보며 감탄을 많이 했다. '귀걸이가 저렇게 잘 어울리나' '섹시하다' 싶었다. 메이크업이긴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눈매를 보며 '잘생겼구나'를 또 다시 느꼈다"고 극찬했다.
특히 2회 장면에서 등장했던 나례(음력 섣달 그뭄달 민가와 궁중에서 잡귀를 쫓는 의식)에서 탈을 쓴 왕요가 읊었던 '창'은 실제로 홍종현이 해당씬을 위해 시간을 들여 창을 배워서 직접 소화했다는 게 해당 관계자의 설명.
중국의 인기 원작을 국내 정서에 맞게 변형함은 물론, 이준기를 주축으로 강하늘, 남주혁, 백현, 지수 등 매력적인 황자들이 다수 등장하며 첫 방송부터 포털사이트 이슈를 선점한 '달의 연인'이, 생애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하며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전력투구하는 홍종현과 시너지를 내며 작품·캐릭터·배우가 모두 사랑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극중 악역이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을 때 작품이 더욱 힘을 받아 흥행할 수 있다는 여느 드라마 공식처럼, 홍종현이 섹시한 악역 왕요 역에 힘을 불어넣어 '달의 연인'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해당 작품을 자신의 인생작으로 새겨 넣을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 gato@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