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실이 많은 역할이었지만, 배우 인생에 있어 중요한 도전이었습니다."
배우 차승원이 1년 만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로 관객 곁에 돌아왔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위인 김정호로 분한 차승원은 새롭다기보단 생경하다. 어떤 배우가 위인 김정호 역할을 연기하겠다고 선뜻 수락할 수 있을까. 차승원 또한 '도전'이라 말했지만, 배우 인생에 의미있는 도전이었다고 강조했다.
30일 오후, 서울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감독과 배우 차승원 유준상 신동미 김인권이 참석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소설가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를 토대로 시대와 권력에 맞서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 중 차승원은 고산자 김정호를 연기했고 유준상은 흥선대원군 역할을, 신동미는 김정호의 딸과 그를 돕는 이웃 여주댁을, 김인권은 대동여지도의 목판 제작을 돕는 조각장이 바우 역할을 맡았다.
이날 메가폰을 잡은 강우석 감독은 작품을 본 소감을 밝히며 "처음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를 보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이내 포기했다"며 "하지만 결국 포기가 안되서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했고 만들면서 내내 후회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만큼 어려운 영화였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만들었다. 학생이 열심히 공부했지만, 성적이 안나온걸 선생님이 아는 것 처럼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열심히 만들었네'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주연배우 차승원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봐왔던 유쾌한 모습과 달리 진지한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차승원은 "1년 만에 스크린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도 계속 김정호 선생님에 대해 유추하고 생각해 보지만, 여전히 김정호 선생님이 무슨 생각으로 지도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범상치 않은 인물임은 틀림없다. 연기하면서 만분의 일이라도 녹여냈는지 겸허해지는 기분이다"고 강조했다.
차승원은 또 고산자 김정호 역할로 스크린에 컴백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그는 "김정호 역할은 득보다 실이 많은 캐릭터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역할이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분명히 배우 인생에 있어 중요한 도전이고 개인적으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당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째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의 감격스러운 소감도 이어졌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흥선대원군 역할을 맡은 유준상은 "개인적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강우석 감독과 스무번째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랬다"며 "인생에 또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과 박물관에 가서 봤던 김정호란 인물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었고 흥선대원군의 숨겨진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고 덧붙였다.
여주댁 역할을 연기한 배우 신동미는 기자간담회 내내 눈물을 흘렸다. 신동미는 눈물을 흘리며 "강우석 감독과 함께 작업했다는게 비로소 실감이 나서 눈물이 자꾸 난다"며 "나는 '강우석 키드'다.
강우석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서 영화배우의 꿈을 키웠는데 이 자리에 서서 배우들, 감독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니 너무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sjy0401@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