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의 '광화문 이벤트'가 멀지 않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 본방사수 뿐이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이 지난 29일 방송된 3회의 시청률 16% 달성으로 본격적인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는 먼저 월화극에 자리 잡고 있던 MBC '몬스터'와 비슷한 장르의 피할 수 없는 라이벌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제치고 이뤄낸 결과로 더욱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지난 주 1~2회에서는 KBS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라는 명성과 달리 8%를 웃도는 시청률로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던 '구르미 그린 달빛'이 이처럼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비결은 남자 주인공 박보검의 활약이다. tvN '응답하라 1988' 이후 첫 차기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박보검은 더욱 성장한 연기력과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이러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지난 3회에서는 외척세력을 향한 발톱을 드러낸 세자 이영의 모습이 그려지며 그의 연기 역시 빛을 발했다. 이전 회차에서는 코믹하고 허당인 세자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3회에서는 세자로서의 카리스마와 명석함을 가감없이 뽐내며 여심을 사로잡은 것.
그 중에서도 대리청정을 명하는 왕에게 "소자 비록 관대 차림으로 성인의 모습을 하였으나 실상은 어린 아이에 불과합니다. 왜 이런 감당못할 어려움을 안겨주시려 하시옵니까"라며 울먹이다가 순식간에 표정을 바꾼 뒤 "다시 생각해보니 굳이 못할 이유 또한 없는 듯 싶습니다 소자 전하의 어명 기꺼이 기쁘게 받들겠나이다"라고 외치며 각성했음을 알린 것.
엔딩신 역시 시청률을 높이는 데에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여태까지 라온(김유정 분)에게 세자의 신분을 숨겼던 이영(박보검 분)이 "너 내 이름 뭐냐고 물었었지? 이영이다. 내 이름"이라고 밝히는 모습으로 그야말로 보는 이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적절한 강약조절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앞서 '연예가중계'를 통해 시청률 20%가 넘을 경우 광화문에서 팬싸인회를 열겠다고 약속한 박보검의 공약 때문. 과연 박보검은 시청률 20% 돌파로 인한 기쁨과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 및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