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를 벗어나 이제 진짜 황좌에 오르게 될 이준기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이준기의 시청률 사냥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준기는 지난 29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가족들에게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상처를 안고 사는 4황자 왕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드라마는 현대에서 개기일식을 계기로 고려 여인 해수의 몸에 들어온 고하진(이지은/아이유 분)이 고려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판타지 로맨스 사극인데, 이준기는 첫 등장부터 화려한 영상미와 함께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산,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주 강씨의 양자로 떠나있던 왕소는 나례를 계기로 송악에 오게 됐는데, 끊임없이 어머니인 황후 유씨(박지영 분)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다. 그가 가리고 있는 눈가의 상처는 황후 유씨 때문에 생긴 것이었음에도 왕소는 어머니의 사랑을 간절히 바랐다.
이준기는 대놓고 자신을 무시하고 따돌리는 가족들과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아파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왕소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개늑대'라는 별명처럼 시시각각 그가 짓는 싸늘한 표정과 비소, 날카로운 눈빛은 이준기가 가진 연기 내공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했다.
액션 연기 역시 일품. 정윤(김산호 분)의 암살 위기에 맞서 그가 보여준 액션신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달의 연인'의 재미 포인트로 여겨지고 있다. 하진을 사이에 두고 왕욱(강하늘 분)과 대치하는 엔딩 장면에서는 향후 이들이 보여줄 삼각 로맨스를 더욱 기대케 만들기도.
'달의 연인' 관계자에 따르면 30일 방송되는 3회에서 왕소는 아버지이자 황제(조민기 분)로부터 황명을 받고 정윤의 암살시도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왕소는 정윤의 암살시도 사건의 중심지를 찾아 피바람 속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알게 된 뒤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이 사건을 통해 황자들은 본격적으로 황권 경쟁 중심에 서는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달의 연인' 액션의 화룡점정을 찍을 장면으로 손꼽히는데, 이준기의 액션 뿐만 아니라 왕소의 내면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명장면이 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화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유독 남성미가 돋보이는 작품에 주로 출연해왔고, 그 중에서도 사극과 인연이 깊어 '사극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준기의 카리스마가 얼마나 더 폭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는 '달의 연인'의 시청률 반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