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지용의 모습을 드디어 본다. 지드래곤이 데뷔 10년 만에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 우선 과정만 공개됐을 뿐인데 안방극장이 떠들썩하다. 그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인 ‘무한상사’에서 권전무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다. 지드래곤은 연기하는 모습을 보기가 쑥스러워 그토록 피했던 드라마와 영화 출연인데 ‘무한도전’을 통해 정극 연기를 하게 됐다. ‘무한도전’이 좋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하는 의리의 남자 지드래곤과 이 프로그램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 누구와 있어도 설렌다, 마성의 남자
지드래곤이 ‘무한도전’에 첫 출연한 것은 2011년 빅뱅 멤버 전원이 출연한 ‘갱스 오브 서울’이 시작이었다. 추격전에서 흥미로운 그림을 만들어낸 후 지드래곤은 그해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박명수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 박명수가 지드래곤에게 작곡을 압박하고 노래가 좋지 않다고 지적하는 모습은 천재적인 음악성을 인정받은 지드래곤이기에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예능적으로 박명수의 농담성 지적을 받아들이고 볼멘소리를 하는 지드래곤의 귀여운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남자는 ‘바람났어’라는 그 해 공전의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지드래곤의 화려한 노래 실력과 무대 매너, 다소 어설프지만 열정적으로 몸을 놀리는 박명수의 조합은 시선과 귓가를 빼앗았다.
지드래곤은 이후 ‘무한도전’ 가요제에 3회 연속 함께 했다. 2013년에는 정형돈과 자유로 가요제에서 호흡을 맞췄다. 정형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내며 ‘무한도전’ 안에서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가상 결혼 프로그램을 찍는 재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예능감이 넘치는 지드래곤은 정형돈의 패션 지적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패셔니스타 지드래곤과 패션테러리스트 정형돈의 물과 기름 같은 조합은 박명수 못지않게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누구와 함께 있어도 친근하고 다정다감하게 호흡을 만들어가는 지드래곤은 정형돈과도 ‘미친 조합’을 만들었다.
지난 해 태양과 함께 출연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광희와 호흡을 맞추며 동갑내기 광희의 기를 살려주는데 주력했다. 광희가 무대 위에서 기죽지 않게 격려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아티스트 지드래곤’의 모습은 더 큰 호감을 샀다. 이번에 ‘무한상사’ 때문에 다시 출연한 지드래곤은 광희에 대한 관심과 평소 배려가 공개되기도 했다. 방송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이 많을 광희에 대한 응원 문자가 공개돼 화제가 됐다.
지드래곤은 바쁜 일정에도 친분이 두텁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가요제마다 참여하며 공연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또한 멤버들과의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등공신이다.
# 연기하는 지드래곤을 볼 줄이야
지드래곤은 2012년 ‘무한상사’ 추석 특집에 출연해 인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한상사 상속자였다는 반전을 연기했다. 다른 직원들에게 구박을 받고 정형돈에게 패션 지적, 그리고 일 폭탄 세례를 받았던 권지용 사원. 알고 보니 ‘금수저’ 중에 ‘금수저’였다는 전개는 강렬한 반전이었다. 지드래곤은 당시 상황극인 ‘무한상사’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바. 멤버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애드리브를 펼치며 재미를 만들었다.
그 인연으로 이번 ‘무한상사’ 블록버스터 특집에서 권전무로 출연하게 됐는데, 이번에는 정극이라는 사실이 지드래곤을 당황하게 했다. 그는 김혜수를 비롯해 이제훈, 김희원, ‘곡성’ 쿠니무라 준 등의 배우들이 잔뜩 합류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연기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영화와 드라마 등 출연 제의를 모두 거절했는데 ‘무한도전’에서 정극 연기를 할 줄 몰랐다는 지드래곤의 당혹스러운 고백은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늘 완벽한 지드래곤인데 어딘지 귀여워 인간적으로 호감이 가는 모습이 '무한상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 무대 위 지드래곤이 아닌 배우 권지용의 모습을 10년 만에 정식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