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사기 캐릭터다. 배우 박보검이 빼어난 연기, 높은 대중성, 잘생긴 외모까지 뭐 하나 놓치는 것 없이 챙겨가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률 20%를 넘보며 내달리고 있어 오래도록 이어진 ‘응답하라’ 시리즈의 저주까지 풀어버린 모양새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 역을 맡아 왕실의 권력을 허수아비로 만든 영의정 김헌(천호진 분)에게 맞서 왕실을 지켜야 하는 깊은 내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드라마는 청춘 멜로 사극이라 남장 여자인 홍라온(김유정 분)과의 설레는 사랑이 중점적이지만, 박보검이 연기하는 이영의 성장기와 궁중 암투 역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박보검은 로맨스를 펼칠 때는 귀엽고 사랑스럽게, 허수아비 왕이 된 아버지를 안타깝게 여기고 권력을 움켜쥔 김헌과 대립할 때는 진중하게 감정 표현을 하고 있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이영의 모습은 이 드라마를 로맨스와 정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현명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박보검은 매력적인 목소리와 감정이 다 녹아들어있는 눈빛 연기로 이영이 가진 매력을 한껏 높이고 있다. 이영의 표정 변화와 안타까운 처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다.
박보검은 자신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데뷔 후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올해 초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바둑기사 최택을 연기하며 흥미로운 삼각관계를 형성해 인기를 얻었던 박보검. 이 드라마 이후 대세 배우가 됐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뜬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고전한다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받았다. 첫 방송에서 8%대의 시청률로 출발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동시간대 최강자였던 SBS ‘닥터스’ 종영 후 재밌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시청률 1위로 올라섰다.
3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0일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 4회는 전국 기준 16.4%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MBC ‘몬스터’(10.8%),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7%)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3회 연속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첫 방송보다 2배나 높은 시청률로 올라선 ‘구르미 그린 달빛’. 이제 20%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시청률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으며 기존 높은 화제성과 함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인기 드라마의 두 가지 지표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박보검의 장난기 있으면서도 진중한 매력의 이영 변신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응답하라’의 저주를 깨고 연기력과 대중성, 매력까지 다시 한 번 인정받은 박보검의 승승장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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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