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확 달라졌다. 초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시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라 다소 산만하게 여겨졌던 분위기가 정돈됐다. 더욱이 남자 주인공 이준기가 극중에서 부각되면서 높은 몰입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30일 방송된 ‘달의 연인’ 3회는 얼굴에 흉터가 있다는 이유로 황실에서 배척된 왕소(이준기 분)가 정윤 왕무(김산호 분)를 암살하려는 왕요(홍종현 분)와 황후 유씨(박지영 분)의 계략을 막아서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또한 유씨가 왕요를 왕세자인 정윤으로 만들 계획으로 살수들을 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모두 죽이며 증좌를 없애는 충격적인 전개도 펼쳐졌다. 어머니에게 핍박당하지만 어머니를 지키기 위한 왕소의 애달픈 선택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왕소의 칼이 섬뜩하지 않고 안타깝게 다가오게 했다.
이 드라마는 현대 여인인 고하진(아이유 분)이 고려로 건너가 해수라는 고려 여인에게 빙의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다. 1, 2회 연속 첫 방송을 한 ‘달의 연인’은 많은 등장 인물,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장치들이 쉴 새 없이 나열되며 다소 산만했던 것이 사실. 허나 이야기 설명을 끝내고 왕소의 슬픈 운명이 드러나는 3회부터 확 달라졌다. 다소 호불호가 갈렸던 젊음 감각의 설정, 그리고 사극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왕소를 연기하는 이준기를 중심으로 갈등이 휘몰아치고 왕소와 해수, 그리고 왕욱(강하늘 분)의 삼각관계가 예고되며 이야기 줄기가 통일되다보니 집중력이 높아졌다.
왕소의 권력 쟁취기와 사랑, 그리고 감정에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이준기의 연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더 높아졌다. 워낙 감정 연기에 능하고 흡인력 높은 표현력을 가진 이준기는 3회에서 칼부림 장면에 왕소의 안타까운 처지를 다 녹여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이 몰입도 높은 장면은 그간의 인물 소개로 다소 흩어졌던 주위를 한 곳으로 모으면서 ‘달의 연인’의 흥미를 돋웠다. 3회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 ‘달의 연인’, 재밌는 판타지 로맨스 사극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진짜 마쳤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