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매력이다. 모두 카리스마를 갖춘 것은 맞지만 소년에서 완벽한 성장을 보여줄 박보검과 거칠면서도 애잔한 매력을 지닌 이준기다. 180도 다른 매력으로 월화극을 골라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과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는 판타지 삭그이란 공통점이 있다. 왕실을 배경으로 꾸며지는 이야기라는 점도 같고, 두 작품 모두 인기 원작이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웹소설, '달의 연인'은 중국의 인기드라마 '보보경심'이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경쟁작이라 어쩔 수 없이 성적이 나뉘긴 하지만, 두 작품을 이끄는 남자주인공들만큼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매력적이라는 반응. 청춘물의 풋풋함이 더해진 박보검과 묵직한 연기 투혼의 이준기 모두 호평 세례를 이끌고 있다. 골라보는 재미가 제대로다.
# '달의 연인', 섹시한 개늑대 이준기
'달의 연인' 4황자 왕소는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다. 남편의 사랑을 독점하기 위해 어머니에게 인질로 잡혔고, 얼굴에 상처를 입으면서 양자로 보내졌다. 황자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떨어져 지내면서 그는 '개늑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무섭고 잔인하게 변했다. 그리고 이준기의 아우라로 왕소의 아픔과 읽을 수 없는 속내를 아우르는 카리스마가 탄생했다.
왕소는 이준기의 연기력으로 빛을 내는 캐릭터다. 거칠고 잔인하지만 한 편으로는 어머니의 따뜻한 웃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간직한 인물. 이준기의 거침없는 연기와 세밀한 감정묘사로 왕소 캐릭터가 간직하고 있는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3회가 방송하는 동안 극을 이끌고 몰입도를 높이는 이준기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을 탄생시켰다.
이준기는 극중 많은 액션 장면을 소화하고 있는데, 지난 3회에서 공개된 핏빛 액션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왕소와 해수(아이유 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변화를 겪게 될 그의 캐릭터도 기대된다.
# '구르미 그린 달빛', 완(完)세자 박보검
박보검은 '착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응답하라 1988'의 조용하고 차분한 천재 바둑기사 최택의 이미지가 그랬고, 평소 예의 바르다는 선한 이미지가 있었다. 예능 등을 통해서 보여준 순수하고 아이 같은 매력으로 '보검매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착한 이미지를 뛰어넘는 박보검만의 색깔을 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극중 박보검이 연기하는 이영은 아이처럼 장난스럽기도 하지만 세자로서의 카리스마도 지녔다. 반듯하게 잘생긴 얼굴에 소년의 장난기와 세자의 강렬한 카리스마까지 갖춘 인물. 홍라온(김유정 분)과 있으면 소년의 순수하고 풋풋한 모습이 부각되고, 또 세자로서 완벽하기 위한 진지한 모습과 태도에서는 어른스러운 면이 돋보인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애틋한 눈빛까지 더해져 완벽하게 여심을 홀릴 캐릭터가 탄생됐다.
여기에 박보검의 세심한 연기가 더해지면서 이영 캐릭터가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했던 최택을 뛰어넘는 인생 캐릭터다. 박보검은 안정적인 연기와 세심한 감정 표현으로 강약 조절을 잘해내고 있다. 어엿한 주연 배우로 성장한 모습이다. /seon@osen.co.kr
[사진]KBS,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