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투캅스'의 향기가 난다.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지난 30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가운데, '투캅스'를 떠올리는 부분이 시선을 모았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제목에서부터 쉽게 떠올릴 수 있듯,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이다.
김정호의 이야기임은 물론, 사극인데 '투캅스'의 향기가 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일단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메가폰을 잡은 감독의 이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강우석 감독의 작품.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투캅스'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김정호(차승원 분)와 바우(김인권 분)의 콤비 플레이.
김정호는 대동여지도 제작을 위해 팔도강산을 다 돌아다닌 뒤 집으로 돌아오며 그의 집에는 딸 순실(남지현 분)과 여주댁(신동미 분)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바우는 조각장이로 순실을 마음에 품고 있는 캐릭터.
집으로 돌아온 김정호와 그를 '예비 장인어른'이라 부르며 따라다니는 바우의 콤비 플레이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바우는 김정호에게 순실에 대한 사랑을 은근하게 드러내고, 그럴때마다 김정호는 딸을 넘보는 바우와 투닥거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역시 좋다. 남녀 배우 사이에서만 케미스트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지금, 차승원과 김인권은 코믹 콤비를 해도 좋을 만큼의 호흡으로 극에 유쾌한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투캅스'로 이어진다. '투캅스'는 당시 안성기와 박중훈의 콤비 플레이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아직까지도 남-남 브로맨스하면 '투캅스'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남남 콤비의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그만큼 강우석 감독은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또 한 번 드러냈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제쳐두고서라도, 차승원-김인권의 콤비 플레이가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추석 영화로 만들어주는 가장 큰 대목일 듯 싶다. / trio88@osen.co.kr
[사진] '고산자, 대동여지도'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