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이지은(아이유)는 자신을 향한 날선 선입견과 부정적인 반응을 뒤집을 수 있을까. 방법은 더욱 성장한 연기력 뿐이다.
이지은은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현대에 살다가 고려 여인인 해수의 몸에 들어가게 된 고하진을 연기, 텃 등장부터 눈물 연기와 물 속에 빠지는 연기 등 실감있게 캐릭터를 연기해내 눈길을 끌었다.
또 이지은은 고려시대로 건너온 것도 모자라 해수라는 고려 여인의 몸 속에 빙의돼 혼란스러워 하는 고하진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냈고, 왕소(이준기 분), 왕욱(강하늘 분), 왕은(백현 분) 등과 얽히게 되는 과정에서도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완성, 앞으로의 이야기를 궁금케 만들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워낙 인물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산만했고, 배경 음악 역시 몰입을 방해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극의 가벼운 분위기는 유치하다는 평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의심하게 하는 이유가 됐다. 그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가 바로 이지은이었다. 고하진은 고려라는 시대 배경 속에서 말 못할 비밀을 안고 적응을 해나가야 하는 인물인데, 그 과정에서 혼자 지나치게 밝고 튀는 느낌을 자아낸다는 것. 이는 곧 이지은의 연기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이지은은 아이유가 아닌 자신의 본명까지 내걸 정도로 '달의 연인' 촬영에 심혈을 기울였고, 제작진은 물론이고 같이 연기를 했던 배우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에 김영섭 SBS 드라마 본부장은 31일 OSEN에 "아이유 연기는 크게 비난 받을 정도가 아니다. 오히려 전작보다 성장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아이돌 출신이기 때문에 선입견이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런 지나친 선입견으로 연기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이유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편견 없이 연기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연출자인 김규태 PD 역시 기자 간담회에서 이지은의 연기력을 높게 평가하며 "진정한 배우로서의 큰 발걸음을 낼 것 같다. 캐릭터 적으로 100% 소화를 해냈다. 예리하고 영민한 친구"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는 상대역 인 이준기도 마찬가지. 이준기는 공식석상이 아닌 자리에서도 이지은의 연기를 칭찬할 정도로 큰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지은의 연기력 지적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
이지은은 이미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예쁜남자', '프로듀사'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왔다. 망가지는 역할부터 까칠한 톱스타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왔다. 앞으로 고려의 황자들과 함께 부딪히면서 더욱 성장할 하진, 즉 해수처럼 이지은도 매회 성장하는, 진정성 넘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