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듯 허술한 이 남자 조정석, 참 매력있다.
조정석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천성이 마초이고 불같은 성격의 기자 이화신 역을 맡아 공효진과는 티격태격 로맨스를, 고경표와는 양다리도 끄덕없는 절친 브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초반 생계형 기상캐스터이자 자신을 짝사랑해온 표나리(공효진 분)을 막 대하며 세상에서 가장 잘난 듯 행세하던 이화신은 회를 거듭할수록 중독되는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신의 가슴에 대놓고 관심을 가지던 표나리에게 "너같이 쉬운 여자 싫다"고 말할 때는 언제고, 음주 방송으로 해고 위기에 놓은 표나리에게 "너 때문에 가슴이 뛴다"고 속내를 고백, 두 사람의 로맨스를 예고했다.
또한 표나리가 떠나고 난 뒤 보도국장을 찾아가 이날의 일기예보가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며 입증하고 반박하는 모습은 여심을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앞에서는 관심 없는 척 틱틱거리다가 결정적인 순간 내 편이 되어주는 이 남자, 어떤 여자가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조정석은 멋있는 이화신을 제 옷 입은 듯 연기해냈다.
하지만 조정석의 진가는 역시 당황스럽고 뻘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지어보이는 리얼한 표정과 대사 톤이다. 특히 이화신은 일할 때는 무척이나 이성적이고 냉정한 면모를 보이곤 했는데, 과거 친형(윤다훈 분)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과오까지 뉴스로 보도를 한 전례가 있다.
그런데 일 외적으로는 너무나 허술해 헛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방송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번에 알아채는 보이스피싱에 완전히 속았고, 유방암 검사를 하러 가서는 대놓고 옷을 벗으려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체면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은 조정석의 너무나 진지한 표정과 맞물려 극적 재미를 배가시켰다.
그리고 방송 말미 이화신은 표나리와 같은 병실에서 웃픈 재회를 하게 됐다. 그간 상남자의 매력을 진하게 풍겼던 이화신이 핑크색 병원복을 입고 아무렇지 않게 커튼을 제끼는 모습을 시작으로, 앞으로 병원에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