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엔딩이 마지막 회 같다. 그만큼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것. 두 개의 세계를 오가고, 시공간이 널뛰기 때문에 그만큼 작가의 상상력은 무한대가 된다. 이토록 반전이 소름 돋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건, 미리 깔아놓은 복선과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의 반전을 앞서 주어진 떡밥과 함께 살펴본다.
#1. 히어로물 주인공, 살인범이 됐다
지난달 3일 방송된 5회에서는 강철(이종석 분)이 현실 세계로 들어와 오성무(김의성 분)를 찾아갔다. 그는 자신이 살던 세계가 웹툰 세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였고, 자신을 죽이려는 창조주 성무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추후 밝혀진 반전이 강철의 동기를 더욱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강철이 옥상에서 진범의 피습을 당했을 당시 연주보다 먼저 성무를 만났고, 성무는 강철의 죽음을 방치하고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혔다. 강철이 성무에게 강한 적대심을 품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강철은 웹툰 세계 속에서 히어로로 설정돼 있었기 때문에 그가 실제로 성무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바. 모든 선입견을 뒤집고, 또 다른 반전으로 설명하는 ‘W’다.
#2. W의 시작은 오연주였다
지난달 10일 방송된 7회에서는 웹툰 ‘W’의 원안을 낸 것이 오연주(한효주 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주의 회상신을 통해서다. 부모님은 늘 다퉜고, 연주는 홀로 방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담은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성무가 바라는대로 강철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던 ‘W’, 강철이 연주를 향해 “인생의 키”라고 말하던 것, 결정적으로 강철의 해피엔딩을 바란다던 연주의 말까지 모두 미뤄볼 때 강철은 연주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반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꿈으로 되돌렸다
지난달 17일 방송된 8회에서는 강철이 연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으로 꿈으로 되돌리며 이별했다. 진범이 새롭게 표적으로 삼은 사람은 연주. 게다가 연주는 웹툰의 여자 주인공이 되면서 이전과 달리 상처를 입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에 강철은 모든 것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깨어보니 모든 것은 꿈이라는 결론. 연주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게 했고, 자신은 옥상에서 떨어졌다. 드라마에서 ‘알고 보니 모두 꿈이었다’는 시청자들로부터 그리 환영 받는 결말은 아닌데, ‘W’에서는 이를 적절히 사용해 작품의 반전 요소로 사용해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4. 오성무 얼굴이 없어지다
마치 공포물로 바뀌는 순간도 있었다. 지난달 18일 방송된 9회에서는 성무가 진범에게 얼굴을 빼앗기고 말았다. 원래 웹툰 속에서 진범은 강철의 가족을 살해하고 의지를 불어넣어주는 역할로만 설정돼 있던 바. 얼굴도 목소리는 물론 아예 실체가 없는 인물이다. 진범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궁금해 하게 됐고, 그 결과 웹툰 기계에서 손이 튀어나와 성무의 얼굴을 빼앗고 말았다. 성무가 “수봉아”라고 고개를 들던 장면은 ‘W’ 최고의 공포를 선사한 장면이 됐다.
#5. 진범이 강철보다 먼저 자각했다
반전이 이토록 거듭될 줄 알았던가. 지난달 31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진범의 반전 과거가 드러났다. 드라마에서 보인 시간상 흐름으로는 강철이 먼저 현실 세계를 자각하고 진범이 강철을 따라 현실로 나갔다. 그러나 실제로는 진범이 강철보다 먼저 자각했다는 충격적 반전이 드러났다. 그리고 성무는 진범에게 “강철을 죽이면 주인공을 시켜준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도 반전이었다. 진범이 그토록 강철을 죽이려고 했고, 또 웹툰의 주인공이 되려고 했는지를 설명하는 장면이 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