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의 배우들이 MBC 인기예능 ‘무한도전’(무도)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 차례 화제를 몰고온 가운데 이 탄력을 받아 올해 두 번째 천만 축포를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아수라’의 제작보고회에서 김성수 감독은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저 역시 영광”이라며 “제가 우성 씨와 친해서 배우들을 좀 모아달라고 했었다.(웃음) 이들이 연기 천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노력형 연습벌레들이다. 이런 배우들이 모여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아수라’는 사회 정의구현보다 자신의 이익에 눈이 먼 형사, 시장, 검사, 검찰수사관의 끝없이 물고 뜯는 대결을 그린다. 목적을 위해 형사의 목을 짓누르는 검사와 시장 등 살아남기 위해 혈안이 된 나쁜 놈들 사이에서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지옥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 ‘반성’이라는 제목을 붙였었는데, 제작사 대표가 ‘지옥’이라고 짓자고 했었다. 그러다 황정민에게 시나리오가 갔고 그가 ‘이거 완전 아수라판이네’라고 읽은 소감을 하면서 제목이 바뀌었다. 그 말이 귀에 남아서 ‘아수라’로 지었다”고 제목을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이에 옆에 있던 황정민은 “대본을 보고 나니 모든 인물들이 인간 같지 않은 나쁜 놈들이더라. 그래서 아수라판이라고 생각했다고 농담처럼 말했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 역을 맡은 정우성은 “(개봉에 앞서 예비 관객들의)반응이 좋았던 것 촬영현장의 반응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의 말에 모든 배우들이 전적으로 동의했다.
도경의 후배 형사 문선모를 연기하는 주지훈은 “정말 영화 현장이 너무 좋았다”라고 촬영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정우성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이런 ‘특급배우’들과 만나 작업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 술에 취해 연신 “너무 좋다”고 내뱉었다고.
악한 검사 김차인 역을 맡은 곽도원도 “전작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정민이 형민과 연기할 때 리허설하고 슛에 들어가면 진짜 깜짝 놀란다. 그래서 호흡을 놓치고 긴장한 적이 많았다. 할 때마다 배우고 느끼게 된다. 배우가 현장에서 혼자서만 무언가 해내려고 하지 않고, 상대방과 자연스럽게 주고 받을 때 굉장히 기분이 짜릿한데 정민이 형과 연기할 때면 늘 현장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했다.
이에 황정민은 “처음에 김차인 역할을 도원이가 한다고 했을 때 환영을 했다”며 “출연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연기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믿음이 갔다. 정말 좋았다”고 화답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정우성을 특급 배우로 올려놓은 작품 ‘태양은 없다’(1999) ‘비트’(1997)와 이후 영화 ‘무사’(2001)를 만든 김성수 감독과의 15년 만의 재회다.
정우성은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과의 재회에 대해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안 변할 수 있을까 놀랍다. 하지만 현장에서 에너지가 좀 더 까탈스러워지셨더라”며 “사람이 편하게 연기를 하는 것을 보지 못하시더라. 배우가 자신의 바닥까지 탈탈 털어서 보여주길 원하시더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치열하게 작업을 하신 것 같다. 어릴 때는 마냥 좋았는데 단점도 있구나 싶었다.(웃음) 작품이 중요하지 15년 만의 감독님과의 재회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좋은 작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말했다.
올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유일하다. 역대 9위에 오른 ‘부산행’은 누적 관객수 1146만 5390명을 돌파했다. 추석 이후인 오는 28일 개봉하는 ‘아수라’가 ‘부산행’의 흥행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 만 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집중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