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다름 아닌 '문자통보'로 예의 문제가 휘말렸다.
KBS 측은 지난 31일 내년 방영 예정이던 KBS 1TV '다산 정약용'의 편성 취소 소식을 전했다. 이는 연정훈이 주연인 정약용 역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으로 또 하나의 '믿고 보는' 대하 사극의 탄생일지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편성 취소로 놀라움을 자아냈을 뿐 아니라, 이를 출연자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문자 통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바로 3일 뒤인 오는 4일에는 대본리딩이 예정되어 있었던 만큼 이와 같은 통보는 작품을 준비 중이던 배우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지난 29일 진행된 KBS 제작 투자 회의에서 내부 사정으로 인해 '다산 정약용'의 최종 편성 취소를 결정했다. 내년 대하 드라마 편성할 지 여부 역시 계속 검토 중이다"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한 문자 통보에 대해서는 "4일 대본리딩이 예정돼있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도 있고, 이를 빨리 알리기 위해 '다산 정약용'의 연출을 맡기로 했던 한준서 PD가 31일 출연진들에게 문자로 통보하게 됐다"며 사정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의 성의 없는 대응에 대한 네티즌들의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KBS 측의 말대로 정말 "미안했다"면 최소한 문자보다는 전화로, 전화보다는 직접 만나서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양해를 구했어야한다는 것.
특히나 대본 리딩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대처는 옳지 않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이는 비단 '다산 정약용' 측 제작진에 대한 실망감뿐만 아니라, 공영 방송으로서 옳지 못한 태도를 보인 KBS측에도 역시 비난이 향하고 있다.
이처럼 문자 한 통이 부른 비극은 일파만파 퍼지며 편성 취소에 대한 아쉬움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편성 취소만으로도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닌 와중, 성의 없는 방식으로 이를 전달 받은 배우들이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닐까.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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