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의 배우 라인업은 그야말로 영화급이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할 라인업이었다. 때문에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고 영화를 방불케 하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1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봤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졌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 스토리 모두 촘촘했다.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생각지 못한 나나의 재발견, 빈틈 없는 스토리까지 모두 완벽했다.
이에 ‘굿와이프’는 최고시청률을 찍으며 막을 내렸다. 보통 ‘굿와이프’ 토요일 방송 시청률이 지상파 드라마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는데 마지막 회가 무려 6.23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최고시청률로 끝났는데 소감이 어떤지?
▲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토요일 시청률은 다른 주말드라마들 때문에 떨어지는 추세였는데 금요일 시청률 보고 혹시나 했는데 최고시청률을 찍을 줄 몰랐다. 기분 좋게 끝났다. 사람들이 기분 좋게 끝난 것에 대한 원동력이다.
- 종방연이 기분 좋게 이뤄졌을 것 같은데?
▲ 종방연도 너무 기분 좋게 끝났다. 김태우가 드라마 촬영 분위기 같지 않고 영화 같았다고 했다. 그리고 가족같이 지낸 게 신기한 경험이라고 했다. 엠티 갔을 때도 다 같이 한 방에 모여서 술을 먹었는데 행복한 기분이었다.
사실 나는 다들 톱배우들이라 신경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반대라서 이외였다. 그런 데에서 시너지가 나서 나도 신기한 경험을 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다 같이 친해져서 너무 기분 좋았다.
- ‘굿와이프’ 시청자들 반응을 살펴봤는지?
▲ 많이 봤다. 시청자들 반응 보는 게 낙이다. 나는 사실 그 재미로 드라마를 한다. 좋은 얘기는 가슴에 담고 나쁜 얘기는 흘리는 편이다. 시청자 의견을 반영한 건 ‘굿와이프’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 네티즌들이 김서형 얘기를 많이 하더라. ‘개과천선’에서 김서형이 변호사 역할을 했는데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래서 캐스팅에 참고했다.
- 연출하면서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썼는지?
▲ 조율을 좀 많이 했다. 원작이 있는 건데 배우들한테는 안 봐도 된다고 했다. 본인들이 생각해오는 걸 연기하는 거니까 원작과 다르게 해석을 하거나 연기를 하면 그런 점에서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게 필요했다. 리허설할 때 원래는 절제하는 감정인데 확 터뜨리거나 하면 그거에 대해 조율을 했다. 그리고 매번 게스트들이 나오니까 게스트들을 중심으로 원래 있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작업을 했다.
- ‘굿와이프’가 감독님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는지?
▲ 배우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윤계상은 초반 1, 2부에는 분량이 없었다. 본인 캐릭터 잡기가 힘들었을 텐데 초반에 1~4부 찍으면서 나한테 딱 한 번 ‘이 신 어렵다’고 얘기했다. 배우들 얘기를 들어주는 편인데 윤계상이 더는 말 안 하고 바로 리허설하더라. 말을 하면 디렉션을 주거나 같이 고민을 하거나 해서 ‘왜 그러지’ 했는데 그 뒤로 혼자 고민하고 있더라.
지나고 나니까 윤계상도 혼자 고민 많이 하면서 나름의 방법을 찾아갔었다. 그렇게 윤계상을 보면서 배우들이 힘들고 괴롭고 본인들이 스스로 이겨나가는 방법을 찾는다는 걸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컷도 빠지지 않고 내가 다 찍은 드라마는 ‘굿와이프’가 처음이다. 배우들이 테이크를 많이 안 갔다. 워낙 준비를 많이 해서 리허설하고 바로 촬영을 하면 오케이였다. 동선에 대한 NG가 있었지 연기에 대한 NG가 크게 없었다. 그래서 나 혼자 모든 신을 다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시즌2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 다들 마음은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캐릭터와도 그렇고 다들 헤어지기 싫었던 것 같다. 한국 드라마는 초반에 캐릭터를 구축해놓고 시작하는데 윤계상도 그렇고 다른 캐릭터들이 뒤로 갈수록 힘을 받는 캐릭터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들 재미가 붙었는데 끝나버리니까 그걸 너무 아쉬워하는 것 같다. 다들 누구 한 명 결정을 내리면 ‘나도?’ 그렇게 될 것 같다.
- 다음 드라마 계획은?
▲ 다음 드라마는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고 일단 쉬고 싶다. 재미있는 게 있으면 뭐든 할 거다. 코미디도 하고 싶고 공포도 하고 싶고 좀 더 파격적인 얘기도 하고 싶다. 늘 드라마를 하면서 기존에 하지 않았던 걸 하거나 아주 편안한 얘기를 선택했는데 ‘굿와이프’를 하면서 든 생각은 시청자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앞서 나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겁먹고 못 만드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격적인 걸 해보고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