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수정이 5년만에 복귀했다. MBN '코미디 청백전-사이다'(이하 '사이다')를 통해서다. 오랜만에 공백을 뚫고 돌아온 강수정은, 듣고 웃어주는 리액션에 능한 그런 진행자였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사이다'는 총 10인의 선후배 코미디언이 5대 5로 팀을 구성해 토크 배틀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80~90년대 방송계를 주름 잡았던 '코미디계의 전설'들이 청팀, 현재 왕성한 활동 중인 후배 개그맨들이 백팀으로 마주해 입담 대결과 개인기 대결, 콩트 등을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려 17년만에 코미디 프로에 출연한다는 임하룡 단장을 필두로 이경애, 심형래, 홍록기, 강성범 등이 '청팀' 멤버로 나섰다. 송은이가 단장인 '백팀'은 김영철, 박나래, 박성광, 문세윤 등이 출연했다. 전반전은 토크쇼, 후반전은 코믹상황극으로 나뉘어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
MC로 나선 강수정의 곁에는 청팀의 임하룡, 백팀의 송은이가 앉아 3MC의 모양새를 만들었다. 특히 쉼 없이 쏟아지는 개그맨들의 이야기에 강수정은, 여느 토크쇼 MC들이 진행을 주도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방식과는 달리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웃어주는 역할에 집중했다.
강수정은 재미난 에피소드가 나올 때마다 어떤 출연자보다 더 큰 리액션으로 반응했고, 그런 강수정의 반응은 제작진의 자막까지 동원되어 강조, 또 다른 웃음 포인트가 됐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저의 역할은 많이 웃고, 이 분들(개그맨 출연자)들을 보며 배우는 것"이라는 복귀 소감이 딱 들어맞았던 순간이다.
특히 임하룡과 송은이의 경우 양측 단장의 역할로 직접 토크 배틀에 힘을 보태기도 했던 만큼, 강수장은 그 중심에서 축을 잡아주는 역할에 충실한 분위기였다. 물론 이 역시 5년만의 복귀 첫 방송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방송에서 더욱 성장해가는 강수정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걸 뜻하기도 했다.
한편, 강수정은 지난 2002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며, 2009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변신을 감행했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는 재미교포 펀드매니저 남편과 함께 홍콩 등지에서 생활했다. / gato@osen.co.kr
[사진] '사이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