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한국영화 빅4의 대결이 사실상 그 막을 내렸다. 스릴러 수작 '터널'이 롱런 뒷심으로 700만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번 주 추석대목을 겨냥한 대작들이 개봉하기 시작하면서 스크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번 여름대전은 한국영화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했다. 7월 '부산행'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과 '덕혜옹주' 그리고 '터널'로 이어진 빅4의 대결은 한국영화 매출 및 관객수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또 블록버스터급 대작 네 편이 한달 사이 차례로 개봉한 가운데 모두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수익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부산행'은 선두 주자로 나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아직까지 박스오피스 톱10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행'은 1일까지 누적 관객 1147만4358명을 동원 중이다.
2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천상륙작전'은 이날 현재 699만6214명의 성적. 700만을 넘기는 건 확실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다. '터널'은 다음 주까지 스크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달 10일 개봉 이후 단 하루도 놓치지않고 흥행 1위를 기록중인 이 영화는 1일 하루 동안에도 5만3246명을 동원해 누적 659만8243명의 스코어.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초에는 700만 고지를 돌파하고 여름대전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8월3일 개봉)도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됐다. 누적 관객 542만8274명으로 4편 가운데 관객수는 가장 적지만 제작비도 가장 적었기 때문에 알찬 흥행 효과를 거뒀다. 평일 2만명 수준의 관객이 꾸준히 들고 있어서 최종 관객수는 560~570만 명이 예상된다.
ㄴ여름 빅4 중 가장 크게 웃은 건 뭐니뭐니해도 첫 번째 주자였던 '부산행'이다. '부산행'은 부산행 KTX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를 다룬 작품. 여름 빅4 중 가장 먼저 개봉한 작품이다.
메이저 배급사들이 매년 주목하는 연간 흥행 대목은 설과 추석 연휴, 그리고 여름이다. 특히 학생들 방학과 직장인 휴가가 겹치는 7월초~8월말 여름 성수기는 한국영화 대작과 블록버스터 외화가 정면 충돌하는 격전지다. 그래서 각 메이저는 주력들을 포진하기 마련이고 연초부터 어떤 작품을 내세울지 전략을 짜느라 고생한다.
올해 여름대전 라인업은 사실상 4월 중순께 확정됐다. CJ '인천상륙작전'과 NEW '부산행', 그리고 롯데 '덕혜옹주'와 쇼박스 '터널'이 출사표를 냈다. 상대 선수를 보면서 자기 패를 고르는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라인업 확정 이후부터는 개봉 시기를 놓고 4대 메이저 간에 눈치 싸움이 치열했고 '부산행' '인천' '덕혜' '터널'의 순서로 판이 짜였다.
그리고 결과는? 박장대소와 흐뭇한 미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네 영화 모두가 승자로 기록된 채 여름대전을 그 막을 내리고 있다. /mcgwire@osen.co.kr
[사진]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