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CC나 사내연애는 기피대상으로 여겨진다.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갈수만 있다면야 좋겠지만, 이별 후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헤어진 다음에도 얼굴을 마주 볼 수밖에 없는 사내연애는 정신 건강을 위해 밥줄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이 위험한 사내연애를 권장하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질투의 화신’이다. 정확히는 드라마 속 공효진과 조정석의 이야기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질투의 화신’에서는 표나리(공효진 분)와 이화신(조정석 분)이 우연히 유방외과 병실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 모두 유방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위해 입원하게 됐는데, 병실이 모자라는 통에 같은 병실을 쓰게 된 것. 여기에는 같은 회사 사람이라 편할 줄 알았다는 원장 선생님의 과도한 배려도 한몫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나리가 화신에게 첫눈에 반했던 순간부터 점점 감정을 키워가는 과정이 회상 형식으로 그려졌다. 입사 초기 방송국 출입증을 가져오지 않았던 나리는 마침 화신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을 보고 은근슬쩍 끼어들다가 그를 밀치게 됐다. 코피를 흘리는 그가 신경쓰이기 시작한 나리는 그때부터 보도국을 들락거리며 화신을 훔쳐봤다.
반면 화신에게도 나리가 아예 무존재는 아니었다. 어디서 자신이 선을 본다는 소문을 듣고 와서는 주위를 뱅뱅 맴돌며 화를 내는 나리가 이상했고, 고작 출입증 줄이 끊어졌을 뿐인데 지나치게 쓸쓸한 얼굴을 하는 나리가 눈에 밟혔다.
3년 전 표나리로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마음은 결국 이어지지 않은 상태다. 화신은 자존심 탓인지 나리를 밀어냈고, 끈덕지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리도 3년 동안 제풀에 지치고 말았다. 그 사이에 화신은 해외주재원으로 한동안 나리의 눈 앞에 보이지 않다가 다시 나타났다. 차인 상태에서 매일 봤다면 정이 떨어졌을 법도 하지만, 이 경우에는 되레 감정이 되살아났다.
유방외과 병실에서 3년 전 묘했던 서로의 감정을 되새긴 두 사람은 다시 방송국에서 마주칠 것이다. 나리와 화신이 맞을 결말을 알 듯하면서도 그 간지러움을 계속 즐기고 싶게 만드는 것은 둘이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사내에서 만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