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이 흥행보증수표이자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것은 맥락이 있었다. 단순히 젊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져서 얻은 흥행 기록이 아니다.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매 작품마다 인물을 새롭게, 그러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리려는 배우의 성실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종석은 MBC 수목드라마 ‘W’의 동시간대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인 ‘W’는 이야기는 재밌지만 사실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등 판타지 로맨스 장르를 한국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린 송재정 작가의 흥미로운 전개에도 방영 전 분명히 어려워서 시청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허나 이종석이라는 대중성이 높은 배우가 매력적으로 ‘W’의 이야기를 소개하다보니 폭넓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이종석은 이 드라마에서 만화 속 인물인 강철을 연기한다. 현실과 만화를 오고가면서 만화라는 특성상 설정된 악역들과의 진검승부를 매회 펼쳐내는 인물이다. 만화 속에서 세상의 영웅이고 현실에서는 사랑하는 여자 오연주(한효주 분)를 지켜내야 하는 멋진 남자다. 늘 고난을 겪기에 강철이 위기를 극복하길 바라며 노심초사하는 재미, 송 작가의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마주하는 쾌감이 이 드라마의 큰 즐거움이다. 이종석은 ‘W’에서 한없이 멋있으면서도 안타까움을 유발하는 강철을 멋들어지게 표현하고 있다.
다소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장르적인 한계, 조금만 한눈을 팔면 이야기의 맥락을 잃어버려 어리둥절하게 되는 전개 속에 이종석은 최대한 많은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게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흡인력 있는 감정 연기로 강철이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인물로 만들었다. 또한 그의 이야기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볼 수 있게 이 드라마가 가진 큰 흐름을 세밀하게 전달했다. 그래서 이종석은 시청률 역주행에 성공한 후 왕좌를 수성하고 있다.
동시에 이종석은 안방극장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학교2013’을 시작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이방인’, ‘피노키오’, 그리고 ‘W’까지 무려 5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좋은 작품을 보는 배우로서의 영민한 안목, 캐릭터 분석과 집중력 있는 연기로 제작진이 그리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연기력, 그리고 높은 대중성이 더해지며 얻은 결과물이었다. 데뷔 초에 비해 매 작품마다 성장하는 연기는 20대 아직은 가야할 길이 더 많은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화려하게 만들고 있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좋은 작품을 택한 것이 아니라 늘 색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를 택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현재 ‘W’는 종영까지 3회만 남았다. 뒷이야기를 함부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매회 마지막회인 것마냥 반전이 펼쳐지는 중이다. 동시에 이종석이 표현하는 강철은 매회 섹시하고 모성애를 자극하고 있다. 달리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니고 달리 흥행보증수표가 아닌 이종석의 승승장구가 ‘현재 진행형’으로 펼쳐지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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