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한동근이 또 해냈다. 데뷔 후 지난 2년간 무명의 설움과 마음고생을 위로해준 노래로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간의 고생을 모두 잊게 한 우승이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듀엣가요제’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팀은 최근 2연승을 한 한동근, 최효인 팀이었다. ‘듀엣가요제’에서 최효인과 부른 자신의 2년 전 데뷔곡인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최근 음원 차트 역주행을 하며 1위로 음원사이트 차트를 올킬 하고 있는 가운데 무대에 오른 거라 기대를 모았다.
사실 한동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가수였다. 하지만 정인의 후임으로 합류한 한동근의 등장은 그야말로 ‘발굴’이었다. 2013년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 우승, ‘리틀 임재범’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실력을 인정받고 데뷔했지만 주목받지 못했고, 방송에서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드디어 ‘듀엣가요제’를 통해 가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정인이 임신으로 하차하면서 합류, 정인의 자리를 대신한 한동근은 제대로 자신의 실력을 쏟아내며 3연승까지 달성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동근과 최효인이 과연 3연승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버즈의 민경훈, V.O.S의 이석훈, 테이 등 앞서 우승했던 가수들이 등장했고, 네티즌들이 예상한 한동근과 최효인 순위는 3위였다.
민경훈, 테이 등이 높은 점수를 기록한 가운데 한동근과 최효인이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의 무대는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조용하면서 강했다. 한동근과 최효인은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선곡해 불렀는데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최효인이 노래를 먼저 시작했는데 첫 소절만으로 방청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이어 두 사람이 함께 노래를 불렀고 환상적인 화음으로 방청객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결국 한동근과 최효인은 436점을 받으며 민경훈을 제치고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무대 후 한동근은 복잡한 표정이었다. 한동근은 “이 노래가 사실 내가 되게 힘들었을 때 들었던 곡이라서 사실 이 노래 부르면서 울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불렀다”며 “노래 가사 중에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다르지 않았다’라는 가사가 딱 나한테 꽂혀서 아픈 거를 잠잠하게 해줬던 곡이다. 그래서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는 가장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며 “일이 없고 그런 걸 떠나서 나에 대한 의심이 컸을 때가 있었다.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곡을 냈는데 아무도 몰라줬고 그때가 힘들었다”며 자신을 의심했다면서 관심을 가져준 대중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정인의 후임으로 합류했지만 그 몫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한동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감성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보이스, 지금이라도 한동근이라는 가수를 알게 돼서 참 다행이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듀엣가요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