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가장 돋보인 예능 포맷 수출로는 tvN ‘꽃보다 할배’가 손꼽힌다. 이를 리메이크한 NBC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는 미국에서 첫 방송부터 시청자 관심과 언론 호평을 듣고 있다. '꽃보다'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연속으로 히트시킨 나영석표 예능이 전세계로 뻗어나갈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삼시세끼'일까.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의 미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현지시간) 방송된 ‘베터 레이트 댄 네버’ 1회는 18~49세 시청자수 735만 명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일간 시청률은 2위이며, 2016년 여름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첫 방송 시청률이 가장 높다. 이 정도면 대성공이다.
'꽃할배'는 KBS 재직 시절 '1박2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나영석 PD의 역작이다. 한국 tvN 방영에서도 신선한 소재와 참심한 기획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꽃할배' 시즌 1 종영 후에 "('꽃할배'는)스테디셀러 같은, 일일연속극이 되면 좋겠다. 가능하면 매년 한 번쯤은 선생님(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들을 모시고 해외로 나가려고 생각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목표는 간단히 이뤄졌고 리메이크를 통해 미국 진출이라는 신화를 썼다.
‘꽃할배'의 미국 리메이크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한국 예능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미 지상파 방송사인 NBC에 포맷을 판매한 것이고 첫 방송부터 대박을 터뜨렸으니까. 2년 간의 제작편성 과정을 거친 '베터 레이트 댄 네버'에는 톱스타 헨리 윙클러를 비롯해 ‘스타트렉’ 윌리엄 샤트너, 전직 풋볼스타 테리 브래드쇼, '철권' 조지 포먼 등이 할배 역을 맡았다. 이서진이 맡았던 ‘짐꾼’으로는 코미디언 제프 다이가 등장했다.
‘베터 레이트 댄 네부'는 일단 4부작으로 구성됐다. 한국과 일본, 홍콩, 태국 등 아시아 4개국, 6개 도시를 미국의 꽃할배들이 여행하는 내용이고 첫 방송 무대는 일본 도쿄와 후지산으로 삼았다.
미국 현지 반응은 뜨겁다. OSEN의 미국 SNS 취재 기사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아메리칸 아이돌’과 ‘엑스팩터’의 심사위원 겸 가수 폴라 압둘이 "정말 즐기고 있다(I am really enjoying this)"고, ‘아메리칸 닌자 워리어’의 MC 아쿠바 바자비아밀라는 "유쾌하다(hilarious)"고, 유명 토크쇼 ‘Sally’의 진행자인 샐리 제시 라파엘은 "여성 버전 만들면 나를 꼭 불러줘(If you do a women's version, count me in)" 등 유명 셀러브리티들도 ‘베터 레이트 댄 네버’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미국 리메이크의 대성공 뉴스를 접한 나영석 PD는 OSEN에 “결과가 좋아서 정말 기쁘다. 어르신들이 노년에 여행하는 정서가 다소 동양적인 측면이 있어 미국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전세계인이 공통으로 즐길 수 있는 코드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판 '꽃할배' 호평에 나PD만 기쁜 게 아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세계를 놀라게할 재능이 이 땅에 충분함을 미국 시청자들에 알렸다는 쾌거에 박수를 쳐야되지 않을까 싶다. /mcgwire@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