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우의 카리스마는 중저음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그리고 여심을 감동시키는 대사에서 시작된다. 가장 최근에 인기를 모았던 '또 오해영'의 에릭과 '시그널' 조진웅'부터 그 옛날 "애기야 가자" 유행어로 뭇 여성을 사로잡았던 박신양까지, 츤데레 남자 주인공들은 모두 필살기 '한 마디'씩을 남겼다. 여심을 요동치게 만든 바로 그 '심쿵' 대사들을 모아봤다.
◆"있던거야"…'또 오해영' 에릭
'태양의 후예' 송중기가 안방 여심을 쓸어담고 떠난 가운데 이번엔 에릭이다. tvN '또 오해영'으로 '로코킹' 타이틀을 확보한 그다. 에릭은 극 중 박도경으로 분해 '츤데레'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방송된 6회에서 그는 오해영(서현진 분)의 생일이란 걸 알고 맥주와 함께 오르골 선물을 건넸다. 무심하게 "있던거야"라고 툭 던졌는데 이 네 글자가 안방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 대사는 그의 유명한 유행어인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누가 눈을 예쁘게 뜨래?"…'시그널' 조진웅
조진웅에게 반할 줄, 미처 알지 못했다. tvN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를 맡은 그는 김혜수는 물론 여성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특히 11회에서 아픈 김혜수를 대신해 상사의 커피 심부름을 대신 했을 땐 그야말로 '심쿵'이었다. 이를 본 차수현(김혜수 분)이 놀란 토끼눈이 되자 이재한은 "누가 그렇게 토끼처럼 눈을 예쁘게 뜨냐"고 버럭했다. '츤데레' 그 자체였던 조진웅의 연기에 안방 여심은 폭발했다.
◆"하지 마 소개팅"…'응팔' 류준열
지금은 황정음의 짝이 된 류준열이지만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tvN '응답하라 1988'에서 김정환이란 인물은 그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그다. 무심하게 덕선(혜리 분)을 챙기며 좋아하는 정환의 매력은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소개팅을 나가도 되냐며 자신을 떠보는 덕선에게 "하지 마 소개팅" 이라고 답했는데 이 한 마디에 여성 팬들은 만세를 불렀다.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살래?"…'미안하다 사랑한다' 소지섭
'츤데레'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전인 2004년에는 소지섭이 존재했다. 지금까지도 명품 멜로 드라마로 손꼽히는 KBS 2TV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소지섭은 최무혁을 연기했다. 괴팍하고 거칠고 다혈질에 싸움꾼인 이 남자는 송은채(임수정 분)에게 만큼은 헌신적이었다. "밥 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잘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살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라고 소리치던 소지섭이 아직도 눈에 훤하다.
◆"애기야 가자"…'파리의 연인' 박신양
그 해엔 박신양도 '츤데레' 남자 주인공이었다. 지금의 김은숙 작가를 있게 한 SBS '파리의 연인'이 바로 그것. 재벌 2세 한기주(박신양 분)로 분한 그는 강태영(김정은 분)을 신데렐라로 만들었다. 다른 이들 보란듯이 능청스럽게 "애기야 가자"라고 부르거나 "저 사람이 내 사람이다, 내 남자다, 왜 말을 못 해"라고 외치는 박신양에게 반하지 않은 여성 팬들이 없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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