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미풍아’ 손호준과 임지연이 각각 변호사, 탈북녀 연기에 첫 도전한 가운데, 역할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호준은 극에서 정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정에 서는 인간적인 면모를 살리고 있고, 임지연은 아무 것도 없는 남한 생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탈북녀의 고군분투를 패션부터 하나하나 신경 쓰며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에서는 지금까지 가족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탈북 로맨스를 다룬다. 대한민국의 장고(손호준 분)와 북한의 미풍(임지연 분)이 어떻게 만날지가 궁금증을 모았던 바. 첫사랑은 마카오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미풍이 탈북하면서 재회했다. 그 사이 미풍에게 많은 것이 달라졌다. 북한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지만, 탈북하는 과정에서 돈 가방을 도둑맞고 아버지와 오빠가 죽었다. 엄마와 어린 조카만 살아남은 상황에서 아무 것도 없는 남한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임지연은 급변한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북한에서 ‘평양금수저’로 살 때는 비주얼부터 고운 모습을 보여줬던 바. 대한민국에서는 하나로 묶은 머리, 튀지 않는 색감과 수수한 옷차림, 색조 없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등 리얼리티를 위해 비주얼에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손호준이 연기한 장고는 그 사이 가장이 됐다.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부터 고모,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장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집안의 어른들이 모두 믿고 의지하는 '듬직함'을 보여줬다. 동시에 정의의 편에 서는 변호사로 앞으로 미풍을 도와 역경을 헤쳐 나갈 전망.
지난 3일 방송된 3회까지 전개된 상황이지만, 임지연은 극중 억울함과 슬픔을 토해내는 감정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초반부터 부담감과 체력소모가 상당할 터. 앞선 제작발표회에서부터 열의를 보여줬던 만큼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처럼 초반부가 미풍의 탈북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만큼 앞으로는 장고의 활약이 이어질 전망. 미풍이 전세금을 모두 날리면서 도움을 청하고자 장고의 사무실을 찾았고, 두 사람은 전혀 달라진 상황에서 운명처럼 재회했다. 탈북 로맨스라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막장 하나 없어도 흥미롭고, 주인공이 함께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가족극 시간에 만나는 청정 로맨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불어라 미풍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