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갑순이'가 현실을 반영한 20대들의 이야기로 눈길을 끈다. 취업, 결혼, 내 집 마련에서 아직 미완성의 단계인 청춘이 왁자지껄하게 풀어내는 지독한 성장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 연출 부성철)에서 허갑돌(송재림 분)과 신갑순(김소은 분)이 혼전 동거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한 사이인데, 시험 공부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사고'를 쳐서 결혼도 하기 전에 갑순은 임신을 하게 됐다. 앞서 그는 절에 들어가며 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곧바로 짐을 싸들고 나와 갑돌이와 살 집을 알아보게 됐다.
사실 갑돌은 겉만 멀쩡했지 굉장히 어리바리한 청년이다. 직장도 없고, 가진 돈도 없고, 생각도 없는, 말 그대로 철부지다. 그가 전셋방 계약금을 가지고 지하철을 탔다가 한눈을 파는 사이 돈을 잃어버렸고, 갑순은 그와 헤어질 생각까지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커플이었다.
갑순의 언니 신재순(유선 분) 덕분에 전세자금을 구했지만 이 마저도 놓칠 위기에 닥쳤다. 갑돌이 계약할 집으로 돈을 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퍽치기를 당한 건데, 갑순이에게 다시는 실망을 주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 이겨낼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옥탑장에 살림을 차렸지만 갑돌은 엄마에게 집의 위치를 흘렸고, 갑순도 고모에게 서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들켜 앞으로 닥칠 수난을 예고했다.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만 보여왔던 송재림이 철부지 허당 갑돌이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갑순이와 툭하면 버럭하고 사고만 치는 코믹 캐릭터지만, 앞으로 아이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또 한 번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송재림은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김소은과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출연하며 한층 짙어진 케미스트리를 발산하고 있다. 예능 덕분에 연인 역할을 조금 더 실감나게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이들이 파트너로서 얼마나 차진 부부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우리 갑순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