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배우 차승원 차례다. '삼시세끼'부터 '런닝맨'까지 온갖 예능을 섭렵한 차줌마는 잠시 안녕이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그가 강우석 감독의 사극 대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로 올 추석 극장가에 돌아온다.
전국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홀딱 반했다는 차줌마의 요리 솜씨 덕분일까. 차승원 주연의 '고산자'는 7일 개봉을 앞두고 시간이 흐를수록 입소문을 타면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5일 오전 7시 현재 예매율 18.2%. 차승원이 전날 SBS 인기 예능 '런닝맨' 출연에서 화끈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 덕분에 젊은 층의 관심도 부쩍 높아진 분위기다.
'고산자'는 실존 인물 김정호의 일대기를 그리지만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인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차승원은 삼천리 팔도강산을 누비며 이 땅의 지도를 완성시킨 위인 김정호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역대급 연기를 선사했다. 굳이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풍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건 '고산자'와 차승원의 특별선물인 셈.
어는 재료를 갖고도 어떤 음식이든 척척 만들어내는 '차줌마'는 스크린에 간데 없다. 대신에 차승원이 모델 출신으로 특급 연기파 대열에 이름을 올린 배경이 '고산자' 속에는 그대로 녹아 있다. 그가 맡았던 여느 배역들 못지 않게 강렬한 인상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고산자'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밋밋한 영화가 아니다. 그 중심에 바로 차승원이 있다.
조선 말기, 백성들을 위해 새로운 차원의 지도를 만든 지도꾼 김정호 역할을 맡았다. 집념에 가득하면서도 '허당기'가 있는 김정호의 모습은 의외로 차승원과 잘 맞아떨어진다. 잊으려해도 '삼시세끼' 차줌마가 톡톡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속에는 이 '삼시세끼'의 프로그램 이름을 이용한 유머가 등장한다. 이에 대해 차승원원은 "반대보다는 (유머를 쓰자는) 찬성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갸우뚱했다. 네비게이션(유머)도 그렇고. 그래서 (강 감독님이)나중에 정리를 하시겠지 했는데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그런 장면들을 배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판단하신 것같다"고 했다.
차승원은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헐렁헐렁한 구석이 많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위인의 삶에 대해 거창하고 교육적인 말을 하기보다는 "가족끼리 보기 좋다" 싶은 영화로 알리고 싶다고. 문득, 상이 딱 벌어질 요리들을 만들어 놓고는 아무렇지 않게 식구들과의 식사에만 집중하는, 시크한 '삼시세끼' 속 '차줌마'의 모습이 겹쳤다./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