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태구가 '밀정'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 도망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엄태구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 7일 개봉) 관련 인터뷰에서 캐스팅 과정을 털어놨다.
그가 맡은 일본경찰 하시모토 역은 극의 긴장감을 주는 악역으로, 중요한 역할이다. 게다가 송강호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는 탐이 날 수밖에 없는 자리. 엄태구 역시 오디션에 도전했는데,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엄태구는 "감독님께서 직접 오디션 보신다는 얘기를 듣고 계단에 올라가는데 긴장해서 딸꾹질이 났다"며 "숨을 참고 감독님 계신 방에 들어갔다. 처음엔 엄청 떨렸는데 보통 오디션과 달리 책상도 없고 의자 마주보고 현장에서 연출해주듯이 해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서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았다가 2~3초 지나니 도망가고 싶었다"고 부담감을 털어놓으면서도 "운 좋게 캐스팅돼서 광적으로 준비했다. 믿어주시고 뽑아주신 감독님에 대한 보답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부담감을 가졌을 만큼 '밀정'은 천만 관객이 기대되는 영화 중 하나. 흥행 기운이 느껴지냐는 말에는 "저는 돈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작품성으로만 봤을 때도 저한테는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다. 감독님 작품이 그 숫자를 넘기셨으면 좋겠다"며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