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이미 훤칠한 외모와 귀감되는 성품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박보검이지만, 이렇게나 연기를 잘할 줄이야. 기대 이상의 연기력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맞물려 박보검에게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박보검은 현재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에서 까칠한 왕세자 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청춘 로맨스 사극를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진심을 숨기고 사는 왕세자와 정체를 감춘 남장여자 내관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이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방송 초반에는 원작과 비교하는 글들이 넘쳐나기도 했지만 '구르미'는 박보검이라는 대세 중의 대세 배우를 앞세워 매회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려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5일 방송된 5회는 19.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런 추세라면 20%도 거뜬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드라마는 박보검의 첫 주연작이다. 물론 전작인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주연 배우로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원톱으로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대로된 사극 도전 역시 처음. 이에 방송 전부터 박보검을 향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박보검은 첫 방송부터 코믹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우려를 단번에 씻어냈다. 평소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예의 바르고 선한 성품의 소유자인 박보검은 남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한량인 척 하는 까칠한 왕세자 이영을 제 옷 입은 듯 연기해냈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가슴 속 깊이 담겨 있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나 소중한 벗을 지키고자 하는 애틋함을 표정이나 눈빛 속에 가득 담아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라온 역의 김유정과 보여주는 로맨스 연기 역시 일품. 앞에서는 라온을 놀려대기 바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지만 알고보면 그 누구보다 가슴 따뜻한 남자 이영이 박보검의 연기를 통해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
특히 지난 방송 말미 박보검은 라온의 손을 잡고 "내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표정, 목소리 등으로 여심을 마구 설레게 만들었다. 여리고 순해 보이기만 했던 박보검의 재발견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기만 한 순간이었다. 외모, 성품, 연기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박보검, 그에게 빠져나올 수 있는 출구가 있긴 한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parkjy@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