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영화 '고산자'는 조선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 팔도를 누빈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에 대한 찬가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기반으로 망설임 없이 제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사의 감동을 살려 감동이 가득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우석 감독은 지난 6일 밤 생방송된 SBS '나이트라인'의 스튜디오에 출연해 7일 개봉을 앞둔 '고산자'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강 감독은 이번 영화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다고 했다.
"그 시대가 보이고 사회의 현상을 다루는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는데 현대물은 한계가 있다"며 "관객들을 가르치려하냐, 불친절하다 등의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사극은 그렇지 않아)한 번 해보고 싶었다."
배우 차승원, 유준상 주연의 '고산자'는 역사로 기록되지 못한 고산자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대동여지도의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하는 김정호의 일생을 다룬다.
하지만 안동 김씨 문중과 대립각을 세우던 흥선대원군(유준상 분)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어 권력을 장악하려고 계획해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극한의 갈등을 그린다.
강 감독은 소설 '고산자'를 읽고 영화화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책을 읽고 삼일이 지나고 났는데도 생각이 났다. 김정호 선생의 생각이 느껴졌다. 이것이라면 도전해볼만 하겠다 싶었다"고 영화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강 감독은 그 흔한 CG 없이 모든 장면을 발로 뛰며 담았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백두산이다. 그 날 운이 좋아서 백두산 천지에 올라갔는데 그때 차승원와 저는 무엇을 찍는지도 잊어버렸을 정도로 먹먹했다"고 당시의 감정을 털어놨다.
그동안 '전설의 주먹' '깡철이' '이끼' '백야행' '김씨 표류기' '공공의 적2' '귀신이 산다' 등 다수의 흥행작을 만들어내며 소위 스타 감독 대열에 올랐다. 그러나 강 감독은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조건 돈이 되는 영화만을 만들진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좋은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지고 끝없이 노력하고 강우석 감독의 삶을 통해 가슴 울컥한 도전기를 느끼게 됐다. 전작들을 능가하는 치열하고 뜨거운 그의 애정과 열정이 전해진다. 감독의 대중적인 감각과 차승원 유준상의 고도의 연기, 베테랑들이 만든 하모니가 대박을 칠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나이트라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