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의 아이유와 강하늘, 박시은. 단순하게 보면 삼각관계인데 이토록 안타깝고 애처로울 수가 없었다. 자신의 끝을 알고 있고 남편 강하늘의 마음을 알고 있는 박시은, 그리고 마음껏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강하늘과 아이유. 모두 안타까운 사람들이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는 해수(아이유 분)와 왕욱(강하늘 분)이 조금씩 마음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해수를 향한 왕욱의 마음을 안 해씨부인(박시은 분)이 세상을 떠나는 내용이 그려졌다.
그간 해수와 왕욱은 미묘한 관계를 이어갔다. 왕욱은 해씨부인 앞에서 해수를 향한 남다른 마음을 내비쳤고 해씨부인은 그때부터 왕욱의 마음을 어느 정도 눈치 챘다. 이날 방송에서 해씨부인은 결정적으로 왕욱의 마음을 알았다. 세욕제를 만드는 해수를 향한 왕욱의 눈빛이 특별한 걸 느낀 것.
해씨부인은 왕욱에게 “좋은 짝을 찾아주고 싶다”고 했다. 점점 몸이 악화되고 있는 해씨부인은 왕욱에게 짝을 지어주고 세상을 떠나려는 생각이었다. 해씨부인은 먹을 갈아달라고 하고는 서재로 불렀지만 그곳에 왕욱이 있었고 왕욱과 해수가 또 묘한 분위기 형성했다.
그리고 해수는 왕욱을 ‘집주인’이라고 생각하며 자꾸만 끌리는 마음을 다잡았지만 쉽게 마음을 막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 왕욱은 해수에게 애정시가지 선물했던 상황.
이를 안 백아(남주혁 분)는 분노했다. 왕욱만 바라보고 살았던 해씨부인은 가슴 아파했지만 자신의 끝을 알고 있는 해씨부인은 그런 왕욱과 해수에게 둘 사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누이가 안타까운 백아는 해수가 왕욱의 시에 답시까지 보낸 걸 알고는 해수를 불러 분노했다.
해수는 백아에게 해씨부인이 자신과 왕욱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얘기와 해씨부인에게 왕욱밖에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충격과 미안함에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왕욱도 해수와 같은 마음이었다. 해수와 왕욱은 서로 자신의 잘못이라면서 미안해했고 해수는 왕욱에게 허리를 굽히며 “내 잘못이다”라고 사과, 관계에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해수가 6촌 언니 해씨부인의 남편 왕욱을 마음에 품은 게 현실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드라마라는 걸 생각하고 보면 해수나 해씨부인이나 왕욱이나 모두 안타까운 사람들이었다.
해씨부인의 몸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피를 토할 정도가 된 해씨부인은 황보씨(정경순 분)에게 해수를 왕욱의 짝으로 허락해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해수와 왕욱이 해씨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해씨부인은 죽음을 준비했다. 해수에게 화장을 해달라고 했고 왕욱을 만나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는 왕욱에게 해수를 부탁하고 눈을 감았다.
차라리 해씨부인이 악랄한 캐릭터면 해씨부인이 죽은 걸 기뻐하고 왕욱과 해수가 이어지길 바랐겠지만 해씨부인이 너무나 참한 캐릭터라 두 사람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해씨부인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을 보내야 하고 서로를 향한 마음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왕욱과 해수도 안타까운, 모두의 애처로운 상황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달의 연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