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정인가.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에게서 '태양의 후예' 송중기에게 느꼈던 '심쿵'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연출 김성윤·이하 구르미)에서 이영(박보검 분)이 청나라 사신에게 끌여간 홍라온(김유정 분)을 구하러 왔을 때인데, 2월 방송됐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군용 헬기를 기다리던 강모연(송혜교 분)에게 운명처럼 나타난 유시진(송중기 분)을 봤을 때 느꼈던 그 감정과 같았다. 굉장히 반갑고 기쁘다.
이영은 라온을 사내아이로 알고 있지만 왠지 모를 설렘과 끌림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화가 난다. 이건 남녀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 알 수 없는 이영은 라온에게 묘한 감정을 느껴 마음의 혼란을 겪는 중이다.
그런 세자를 바라보는 라온 역시 흔들리긴 마찬가지다. 남자인 척 행동하고 말하지만 여자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매 순간이 가시밭길을 걷듯 힘들다. 청나라 사신이 세자 폐위를 들먹거리며 협박을 했을 때에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혹여나 자신 때문에 이영에게 피해가 갈까봐서다. 옥중에서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라온의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졌다.
모든 상황을 뛰어넘고 라온에게 "내 곁에 있어라"고 박력 있게 고백한 이영에게 많은 시청자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건 마치 7개월 전 신드롬을 일으켰던 '유시진 앓이'와 비슷한 풍경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연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호감을 숨기지 않았던 시진은 떠나는 헬기에 타기 직전, 돌직구 데이트 신청으로 심쿵을 안겼다. 또 우르크 공항에서 영화처럼 모연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짙어지는 박보검의 눈빛 연기가 시청자들을 흥분케 만든다. 덕분에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상남자의 깊은 감정은 아직 아니지만 그럼에도 몰입이 가능한 이유는 찰나의 순간에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송중기와 견줄 정도로 말이다.
라온의 정체가 발각될 위기가 잦아지며 이영 역시 그를 '어디서 본 여인'이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향후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구르미 그린 달빛'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