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와 김동명이 쓰디쓴 현실 이별로 심장을 먹먹케 했다.
지난 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극본 명수현, 연출 최규식) 2회에서는 또 한 번 실타래가 얽히는 진정석(하석진 분)과 박하나(박하선)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와 함께 그려졌던 동영(김동영)과 주연(하연수)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리며 분량보다 더 큰 울림을 전했다.
5년된 커플의 문자 이별. 한때는 군인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고무신으로, 이제는 공시생의 여친으로 무려 5년의 시간을 버텨온 주연이 어머니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결국 마지막 데이트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 문자로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은, 잔인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장면이다.
헤어지는 순간까지 남자친구가 가을에 입을 셔츠를 걱정해 선물하고, 안주도 없이 술 마실까 염려돼 식당에 비용을 선지불하고 떠난 주연의 속내는, 다행히 동영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5년동안 사귄 연인의 문자 이별을 '내가 못난 놈이라 정말 미안해'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다. 우연히 보게 된 그녀 어머니의 '오늘은 꼭 정리하고 와…엄마가 부탁할게'라는 문자 역시 한 몫 했다.
슬픔은 공시생 친구들이 아닌 '혼술'이 달랬다.
'혼술을 하는 이유는, 힘든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내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극중 박하나의 내레이션이 이를 더 절절하게 만들었다. 실연의 아픔에 대성통곡하고, 연인을 못잊어 오열하며 매달리는 것보다, 동영이 따르는 술한잔과 조용한 흐느낌이 한층 더 애절하게 다가왔다.
'혼술남녀'는 그렇게 남녀의 쓰디쓴 이별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 공감을 만들어냈다. / gato@osen.co.kr
[사진] '혼술남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