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에 등장하는 소제목을 자세히 보면 깨알 같은 재미가 숨겨져 있다.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매회 주요 내용과 연관성이 있는 소제목을 넣어 시선을 끌고 있다.
1회는 '달빛인연', 2회는 '너에게로 통하는 길', 3회는 '후아유', 4회는 '연극이 끝나고 난 뒤', 5회는 '소원을 말해봐', 6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말하고 싶어질 때'가 소제목으로 붙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80년대 히트곡이자 최근 tvN에서 방송된 동명의 작품 제목이며, '소원을 말해봐'는 소녀시대의 히트곡 제목이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3회의 '후아유'(後我有)다. 이는 너의 뒤에 내가 있다는 뜻으로, 이날 방송에서 이영(박보검 분)은 외척과의 싸움에서 지친 왕(김승수 분)을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는 대신 "제가 약해지고 두려워질 때 기댈 수 있는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런데 이 '후아유'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다. 바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연출자인 김성윤, 백상훈 PD와 극본을 쓰고 있는 김민정, 임예진 작가 모두 지난 해 방송된 '후아유-학교 2015'의 연출과 극본을 맡았던 제작진이라는 점이다.
또한 제작진은 트렌디한 청춘 사극이라는 극 분위기에 맞게 세련되고 재치있는 소제목을 넣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다고.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제작진이 소제목 하나에도 이렇게 깨알같은 재미를 넣으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극이지만 무겁지 않게 현대적인 감성을 소제목 속에 녹이려 한다"며 "앞으로 또 어떤 소제목이 사용될지 기대를 하게 되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parkjy@osen.co.kr
[사진]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