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겐 평범하지만 내겐 특별한 오늘"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가요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10대들의 우상'을 자처한 아이돌 그룹이 탄생한 것. 문희준, 강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으로 구성된 5인조 보이그룹 H.O.T이 주인공이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그들은 2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를 견딘 채 여전히 팬들 곁에 존재하고 있다.
1996년 9월 7일에 데뷔해 올해로 스무 살이 된 H.O.T다. 이를 기념해 문희준과 강타는 각각 V앱 라이브와 라디오 생방송으로 팬들을 만났다. 코멘트 하나하나, 선곡 하나하 모두 팬들에게는 뭉클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문희준은 7일 낮 12시, V앱을 통해 게릴라 방송을 진행했다. 라디오 녹음하러 가는 길에 짬을 내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여러분이랑 같이 이야기하고 축하를 나누려고 게릴라 방송을 준비했다. 오늘로 H.O.T가 데뷔한 지 20년이 됐다. 여러분 축하한다"며 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12kg의 몸무게를 감량한 뒤 팬들 앞에 선 그는 H.O.T 활동 당시 '꽃미모'를 되찾았다. 그는 반가워 하는 팬들에게 "H.O.T 데뷔는 물론 솔로 데뷔 역시 9월에 했다. 그래서 오는 25일 홍대 무브홀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열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20년간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무대 위 노래로 돌려주겠다는 의지였다. 문희준은 "20년을 함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분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20년간 축하를 받기만 해서 미안했다"며 팬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10시간 뒤 강타는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 DJ석에 앉았다. 그 역시 H.O.T의 데뷔날을 잊을리 없었다. 오프닝곡으로 H.O.T 시절 불렀던 '빛'을 고른 그는 "365일 중 하루, 남들에게는 평범하지만 내겐 특별한 날이 있다. 오늘이 제게는 그렇다. 20년 전 오늘 제가 H.O.T로 데뷔했다"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데뷔한 게 4~5년 전 일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렀다. 1996년 9월 7일, H.O.T 가 데뷔한 첫 방송이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였다. 오늘을 기억하고 축하해 준 분들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방송 내내 보통날과 같아 보였지만 '행복'과 '우리들의 맹세'가 들리자 청취자들의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다. 센치한 밤 은은하게 들리는 그 시절 H.O.T의 노래는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DJ석에 앉은 강타의 마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을 터다.
강타는 "어제 문희준에게 20주년 축하한다고 앞으로 더 잘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랑한다는 말을 잘 안 하는데 어제 기분에 도취돼 이야기했더니 방송에서 공개했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특별하게 강타와 문희준이 H.O.T 멤버로서 스무번 째 생일을 보냈다. 그 시절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 영원한 오빠들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V앱 캡처, '별밤' 홈페이지 캡처, '우리들의 맹세'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