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파격 이상을 보여주는 가수가 가인이다. 섹시를 넘어 예술과 외설을 논하게 하는 이. 그의 퍼포먼스가 단순히 ‘섹시’로 치부되는 않는 이유는 음악과 퍼포먼스에 이야기가 있고,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에 들려줄 이야기는 또 얼마나 흥미로울까.
사실 걸그룹에게 ‘섹시’라는 것은 금단의 열매.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확 끌어 모을 수 있다는 달콤함과, 이미지 소비에 따른 몰락으로 갈 수 있는 위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에 걸그룹들은 최후의 보루로 ‘섹시’를 남겨둔다. 선정성의 경계를 넘지 않으면서 아슬아슬하게 섹시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가인이 넘나드는 경계는 다른 걸그룹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논하는 분위기라는 것. 대중은 가인에게 섹시와 선정성을 한 차원 넘어선 평가의 잣대를 들이댄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섹시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 전달과 표현을 위한 퍼포먼스 자체가 섹시하기 때문. 가인의 앨범에는 늘 스토리텔링이 있다.
지난해 3월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하와(Hawwah)’가 적절한 예다. 성경 속 하와는 뱀의 꼬임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를 먹고 쫓겨나는 인물. 하지만 가인이 이 앨범에서 그려낸 하와는 꽤나 능동적이고 저항적이었다. 스스로 규범을 깨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자유 의지의 여인. 그렇게 가인은 성경 속 최초의 여성을 섹시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내면서 대중의 인정을 받았다.
이에 1년 반 만에 선보이는 앨범에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심지어 처음으로 발매하는 솔로 정규 앨범이다. 늘 발칙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쳤기에, 그가 또 어떤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를 모으는 바다.
앞서 티저 이미지와 정보들로 힌트가 던져지기는 했다. 가인의 이번 앨범은 'End Again(엔드 어게인)', 'Begin Again(비긴 어게인)' 2부작으로 구성될 예정. 첫 번째 '엔드 어게인'은 '낭만'과 '순수'를 테마로 한 클래식한 판타지 음악이라는 것이 소속사의 설명이다.
아직 두 번째 파트의 콘셉트는 공개되지 않은 상황. 첫 번째 콘셉트와는 확실하게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예고만 던져졌다.
이와 함께 공개된 티저 이미지들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9일, 30일에 공개돼 뜨거운 화제를 모은 '꽃보다 가인', '순백의 가인'에 이은 신비로운 모습이 담긴 세 번째 콘셉트 이미지가 공개되면서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가인의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2년 가인만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로 가요계를 강타했던 ‘피어나’의 밝은 느낌을 이어갈 것”이라며 결정적인 힌트를 던졌다.
그럼에도 쉽게 예상을 할 수가 없다. 바로 그게 가인의 매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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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