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유지태를 보냈더니, '질투의 화신' 고경표가 예고없이 왔다. 슈트핏이 지나치게 좋은 나머지, 드라마 속 캐릭터에 설득력을 강제 탑재시켜버린 '마성의 슈트남'들의 이야기.
앞서 인기리 종영됐던 tvN 드라마 '굿와이프' 속 이태준(유지태)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라면 '악행'도 서슴지 않았던 나쁜 남자, 나쁜 남편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하는 모든 일들이 왠지 맥락없이 이해되고 말았던 것은, 유지태라는 배우가 뿜어냈던 매력이 한 몫 톡톡히 했던 게 사실. 이중 8할쯤은 바로 이 치명적인 슈트핏이었다.
슈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고경표다. 사실 전작 '응답하라 1988'에서 동료 연기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고경표는 '질투의 화신'을 통해 치명적인 매력남으로 탈바꿈했다. 고경표가 입은 슈트가 이번에도 큰 역할을 했다.
고경표가 맡고 있는 의류재벌 3세 '고정원' 캐릭터는, 이화신(조정석)과 같은 대학 절친한 과동기다. 아나운서 출신 어머니 탓에 여자 앵커들과 차례로 선을 보고, 정략 결혼까지 예정되어 있지만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에게 반해있는 상태. 스스로 "바람"이라고 인정하면서, 직진 사랑을 하는 그다.
따지고 보면 3년간 자신의 절친 화신을 짝사랑했던 상대요, 현재는 화살표가 뒤바뀌어 화신이 오히려 신경쓰고 있는 표나리와 러브라인을 형성할 경우 복잡한 것 투성이다. 약혼자를 두고, 절친을 두고, 일단 표나리에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그가 일방적으로 밉지만은 않은 것은 아마도 화면을 가득 채운 그의 '슈트핏'의 '멋짐' 때문은 아닐까.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SBS '질투의 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