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도돌이표 선악 대결인지도 모르겠다. MBC 수목드라마 ‘W’가 이종석이 위기에 빠지고 김의성과의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수를 쓰는 이야기가 매회 펼쳐지고 있다. 중반 이후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이지만 언제나 뒤통수를 때리는 대형 반전 때문에 시청자들은 지루할 틈이 없다.
‘W’가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았다. 만화와 현실을 오고가는 강철(이종석 분)은 사랑하는 여자인 오연주(한효주 분)를 진범(김의성 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16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중반 이후 강철과 진범의 대결 구도로 그려졌다. 만화 속 인물인 두 사람이 각성하고 자유 의지가 생긴 후 서로를 죽여야만 살 수 있는 설정값으로 인해 싸움이 반복되고 있다.
서로의 설정값을 바꾸고 현실과 만화를 오고가는 법을 익힌 이후에는 계략 싸움으로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점점 영악하고 섬뜩해지는 진범의 폭주를 막고 사랑과 행복을 쟁취해야 하는 강철과 연주는 언제나 힘겨운 대결을 벌인다. 이 뻔한 선악 구도는 ‘W’에서 전혀 식상하고 지루하지 않게 다뤄진다. 어찌 보면 중반 이후 반복되는 전개인데도 송재정 작가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대형 반전을 던진다. 잠시 눈을 딴 곳으로 돌리면 어떤 반전이 펼쳐졌는지 알 수 없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드라마다.
시청자들은 다음 이야기를 예측하지만 보란듯이 놀라운 전개가 펼쳐지니 반복되는 선악구도, 거듭되는 위기와 고난에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된다.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등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소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를 보였던 송 작가는 ‘W’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 어려운 이야기를 최대한 쉬우면서도 흥미롭게 그림으로 만드는 '그녀는 예뻤다' 정대윤 PD의 연출력 역시 드라마의 인기에 큰 힘이 된다.
만화라는 설정이 있기에 맥락이 없어도, 앞뒤 맞지 않아도 모든 게 이해가 되는 기본 구조는 송 작가의 무한 상상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고 있다. 전작보다 더 색다르게 더 과감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송 작가는 후반부로 갈수록 중간 시청자 유입은 어렵지만 고정 시청자들을 탄탄하게 끌고 가며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타 드라마를 압도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