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주인공이 알콩달콩, 티격태격 사랑을 키워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유방암이 등장할 줄이야. 그리고 가슴수술을 한 두 남녀가 한 병실에서 차례로 방귀를 뀌며 "배고파"를 연발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질투의 화신' 같은 로맨틱 코미디는 정말 처음이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은 마초기자 이화신(조정석 분),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분)의 양다리 삼각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으로, 공효진과 서숙향 작가가 '파스타'에 이어 재회를 하게 돼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방송국 내 아나운서와 기상 캐스터의 신경전은 기본이고, 표나리를 통해 생계형 기상캐스터로 사는 애환을 그려내고 있는 '질투의 화신'은 초반 기상 캐스터 왜곡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공감가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남자인 이화신이 유방암에 걸리고,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자신을 짝사랑하던 표나리와 같은 병실을 사용하게 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웃음 포인트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5회에서는 수술 후 일기 예보를 하기 위해 방송국으로 향했던 표나리가 다시 병실로 돌아오게 됐고, 이화신은 자신의 유방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할머니 연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감나게 방귀를 뀌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질세라 표나리 역시 잠을 청하려 하는 순간 방귀를 뀌었고, 두 사람은 동시에 "배고파"를 연발, 기상천외한 로맨스를 이어갔다. 3년간 짝사랑했던 남자와 가슴 수술을 한 뒤 같은 병실에 누워 방귀를 트는 일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여기에 떠난 버스를 보고 손 흔드는 격인 이화신의 안타까운 대사들과 고정원의 직진 사랑법에 들떠 하는 표나리의 모습이 함께 얽히면서 흥미가 더욱 배가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고정원과 표나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이에 따라 이화신의 질투심도 거세질 전망이라고. 초반부토 차별화된 소재로 큰 재미를 선사한 '질투의 화신'이 '질투'라는 감정을 얼마나 영특하게 그려낼지 기대가 모인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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