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연기의 달인, 조정석의 진가가 제대로 터졌다. 납득이부터 강선우 셰프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뽐내던 조정석이 '질투의 화신'으로 자신의 장기를 다시 한번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조정석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마초 기자 이화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질투'라는 감정에 휩싸인 세 남녀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데,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봐도 화신이 가장 질투를 많이 하는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나 남자야", "여자가 말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 지어 생각하는 화신은 얼핏 보면 밉상 중의 밉상이다. 자신을 3년간 짝사랑한 표나리(공효진 분)에게도 막말을 일삼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 가슴 따뜻하고 귀여운 구석이 많은 남자가 바로 화신이다. 나리와 첫 만남 당시 너무 심하게 넘어져 쌍코피를 흘리는 상황에서도 화 한번 내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나리가 음주 방송으로 해고될 위기에 처하자 시청률 자료까지 손수 뽑아 나리를 옹호했다.
또 수술을 하고 난 후 일기 예보를 하러 간 나리가 걱정이 돼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곧바로 나리에게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보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오해도 잘하고, 욱 하는 성질에 못된 말부터 내뱉지만 그럼에도 밉게 느껴지지 않는 건 이처럼 마음 씀씀이 하나만큼은 진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화신의 매력은 코믹과 진지를 넘나드는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통해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활 연기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조정석의 장기가 제대로 발휘 되고 있는 것. 유방암 검사를 하던 장면이나 나리 때문에 넘어지던 장면, 슬리퍼를 잡으려다 침대에서 떨어지던 모습 등 조정석은 방송 5회만에 생각만 해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명장면을 대거 생성해냈다.
여기에 공효진과의 멜로 호흡은 더 없이 매력적이다. 눈빛, 표정 하나하나에 미세한 감정을 모두 담아낼 줄 아는 영민한 배우가 바로 조정석이기 때문. 아직은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햇지만 이제 대놓고 나리와 정원(고경표 분) 사이를 질투할 화신의 매력이 조정석을 통해 또 얼마나 잘 표현이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문화창고, SM C&C 제공